'목사님들 지지 사절이요'
'목사님들 지지 사절이요'
  • 박지호
  • 승인 2008.06.03 08:4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미국 대선 후보 지지 목사들과 한국 현 정부 지지 목사들

·

▲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는 해기 목사. 해기 목사가 한 '해괴'한 발언이 드러나기 전이다. (유투브 화면 캡쳐)
2008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부 목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담임목사인 제레미 라이트 목사는 '갓 뎀 아메리카'라는 발언을 해서 오바마 진영을 바짝 긴장시켰고, 박빙의 대결을 벌이던 힐러리 의원 측에 호재를 안겨주었다. 얼마 전에는 오바마 의원이 출석하는 교회의 마이클 플레저 목사가 “힐러리는 뉴햄프셔에서 흑인(오바마를 지칭)이 자기 쇼를 훔쳤다고 생각하고 눈물을 흘렸다”며 힐러리 의원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남겨 다시 한 번 오바마를 곤경에 빠뜨렸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이들 목사들이 ‘위장 침투 간첩’이 아닐까 의심할 만하다.

목사의 발언 때문에 곤욕을 치른 건 공화당 대선 주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마찬가지다. 매케인 의원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존 해기(John Hagee) 목사의 그간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다. 존 해기 목사는 극우 기독교의 선봉에 서 있다. 교인 수 19,000명에 달하는 텍사스에 있는 코너스톤교회의 담임목사이자 방송 설교자이기도 한 해기 목사는 Global Evangelism Television 사장을 하면서 떼돈도 벌었다.

그는 <예루살렘 카운트다운>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히틀러의 반 유대인 정책이 가톨릭 배경에서 나왔으며, 가톨릭교회가 세상을 암흑의 시대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하나님이 유대인들을 약속의 땅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아돌프 히틀러를 사용했다’면서, 구약성경 예레미야 16장 16절에 나오는 ‘어부’와 ‘포수’를 시오니즘의 창시자 헤츨과 히틀러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이 둘은 유대인들을 이스라엘의 원래 땅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하나님이 보냈으며, 이를 가르쳐주기 위해 하나님의 뜻에 따라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것이라고 독특하게 분석했다.

2006년에는 방송을 통해 ‘카트리나는 뉴올리언스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내용의 설교를 했다. 동성애가 횡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홍도 목사랑 의형제를 맺을 만하다. 그는 ‘예수의 재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해서 '아마겟돈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친 이스라엘 기독교 단체인 Christians United for Israel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의 그간 발언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자 매케인 의원은 ‘나치 발언’에 대해서 “용납할 수 없는, 미친 소리”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하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그의 지지 선언을 거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미국 정치인들 사이에선 '목사의 지지를 사절합니다'라는 문구라도 내걸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쇠고기 정국을 맞아 한국에선 '홍 트리오 목사'가 부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홍도· 김진홍· 한홍 목사.
한국에선 ‘홍 목사 트리오’의 약진

목사들의 입이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다. 선거철이 아니기에 미국에 비해 정치권이 그다지 긴장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가뜩이나 미국 소 수입 문제로 민심이 흉흉한데, 몇몇 목사들이 왜곡된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로 궁지에 몰려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다며 오정현 목사나 조용기 목사와 같은 교계 인사들이 적극 나서 친 정부적인 발언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지율 하락을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만 듣고 있다.

‘쇠고기 정국’으로 민심이 들끓고 있는 요즘에는 목사들 가운데 '홍 트리오'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김홍도·김진홍·한홍 목사다.

어떤 사안도 색깔론으로 일축해버리는 김홍도 목사는 쇠고기 파동에도 꿋꿋하게 ‘친북 좌파’의 선동으로 밀고 나갔다.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한 다음 한 설교에서 그는 ‘한두 명 걸릴까 말까 한 것 때문에 수입을 반대하는 것이 옳으냐’며 이명박 대통령을 두둔했다.

“이번 쇠고기 수입 문제도 친북, 좌파들의 선동이 있다고 본다. 한미 FTA가 비준되어야 한미 동맹이 강화되고,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공산화를 막을 수 있다. …… 광우병은 소 1억 마리 중에 한두 마리 생길까 말까 하는 병이고, 그 1억 마리 중에 한두 마리도 20년 내지 40년 후에 발병한다고 한다. 1년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1만 명이 넘고 1년에 자살하는 사람만 몇 천 명이 되는데, 몇 십 년 후에 한두 명 걸릴까 말까 하는 것 때문에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면 옳은 생각인가.”

김진홍 목사는 쇠고기 파동을 국민들의 오해로 인한 ‘과잉 반응’ 정도로 현 사태를 해석했다. 현재 논란의 핵심이 되는 것이 미국 사람도 먹지 않는, 사료로조차 쓰지 않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 때문이라는 것을 김 목사 본인도 모르지 않을 텐데 말이다.

“나도 미국 가면 항상 스테이크를 잘 먹는다. 3억의 미국 국민은 일상적으로 먹는 고기를 수입하는 것인데, 전달하는 과정에 국민에 대한 설득이 부족하지 않았나, 조금 과잉 반응이 일어나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 사실을 사실대로 충분히 알리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일시적으로 좀 오해들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한홍 목사도 ‘쇠고기 정국’으로 새롭게 주목받을 만한 목사 중에 한 사람이다. 미주 한인 1․5세 목회자 출신인 그는 현재 온누리교회 양재성전 수석목사로 있으며, 대학에 강의하고, <조선일보>에 리더십 칼럼을 연재하는 등 차세대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김홍도 목사와 똑같은 의식수준을 드러내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거짓은 사탄의 영이다. 사탄의 본질적으로 거짓말쟁이고, 남을 헐뜯는 존재고, 없는 얘기 퍼뜨리고, 진실을 은폐하고, 조작하는 존재다. 사탄이 권세 잡은 세상에는 턱도 없는 얘기들이 난무한다. 아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거짓들이 인터넷으로 매스컴으로 버젓이 돌아다니는데, 아무도 통제하는 사람이 없다.…… 지난 2~3주 동안 우리 매스컴은 소 얘기 닭 얘기뿐이었다. 제발 크리스천까지 같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심하고 먹어라. 괜찮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거짓을 믿고 거기에 선동되고, 이것이 죄로 물든 옛사람의 세상이다." (온누리교회 양재성전 5월 25일 1부 예배 중에서) 

물론 인터넷과 거리에 과장된 얘기들이 떠돌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거짓된 언어가 세상에 가득한 것이 아니라, 일부 목사와 이명박 대통령의 입에 더 충만하다는 것을 한홍 목사는 시인하기 싫은 것일까.

지금부터 거의 30년 전 강변가요제에서 ‘기도’라는 노래를 불러 엄청 인기를 날린 그룹 이름이 떠오르는가. “가~버린 님, 언제나 오시려나. 그리워 지친 마음, 오늘도 기다리네. 아~아~아~아~ 기다리네~~~~, 기다리네~~~~.” 바로 홍삼 트리오다. 30년 뒤인 요즘은 ‘홍 목사 트리오’가 MB 님이 언제 나를 찾아오시려나 하고 오매불망 그리워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reader 2008-06-04 10:25:18
지금의 촛불시위는 분명 지나친 감이 있다. 어떠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논의 자체가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순진한 국민들의 건강염려를 악용하여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고 본다. 이것이 진정 대통령탄핵 사유이고 정권퇴진의 명분이 된다고 보는가?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밝혀 줄 것이다. 그리고 말미에 노래를 빙자하여 비아냥 거리는 것이 기자의 글이라 볼 수 있는가? 좀 더 소양을 갖추고 글쓰기 훈련을 받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