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이야기
맹꽁이 이야기
  • 최태선
  • 승인 2017.12.1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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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단상] 그리스도인과 자유

“세습 목사는 '목사의 자식'일까, 아니면 '독사의 자식'일까. 
거기 가서 아멘 열창하며 돈 바치는 맹꽁이들은 아무리 말해줘도 모른다.”

어떤 분이 올린 페이스 글이다. 나는 이 글을 올린 분과 만난 적은 없지만 이분을 존경한다. 이분의 글을 읽으며 늘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말 고마운 분이다. 오래 전에는 나도 이 글처럼 생각했다. 그렇다고 내가 이분보다 더 발전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분처럼 직격탄을 날리는 분을 바라보는 것은 내게 큰 즐거움이다. 이 분의 글을 읽고 정신을 차리는 분들이 생기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맹꽁이 다음 이야기이다. 사실 이런 직격탄을 맞고 정신을 차리는 분들은 거의 없지만 만날 아멘을 주구장천 외치던 맹꽁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차리는 수가 있다. 자신의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신앙의 행태를 보게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목사들의 헌금유용이나 성폭행 혹은 세습과 같은 일탈은 아멘 맹꽁이들을 일깨우는 성령의 역사일 수도 있다.

놀랍게도 자리를 펴고 앉아 일어설 줄 모르던 맹꽁이들이 정신을 차린 후 자리를 박차고 자기 교회 밖으로 뛰쳐나오는 일이 벌어진다. 물론 정신을 차린 후에도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만 바르면 된다고 주장하며 여전히 일어설 줄 모르고 그곳에 머무는 맹꽁이들과, 가상하게도 충성을 바치던 목사를 변화시켜보겠다고 더 크게 아멘을 외치며 기도하는 맹꽁이들도 있다. 사실 그런 맹꽁이들의 수가 훨씬 더 많다.

자기 교회 밖으로 뛰쳐나온 맹꽁이들은 놀랍게도 사나운 싸움닭으로 변신한다. 맹꽁이로 헌신하던 과거를 보상받으려고 구원의 방주로 여겼던 옛 교회와 목사를 쪼아대기 시작한다. 상상도 못할 일이다. 전에는 저주를 받을 줄로 여기고 감히 하지 못하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쪼아대면서 평화를 도모해야 할 그들의 마음에 가시가 돋아난다. 안타깝게도 기껏 자기 교회에서 탈출한 맹꽁이들은 대부분 이렇게 마음에 가시가 돋힌 싸움닭들이 된다. 심하면 아예 하나님까지 쫓아내고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들 중 오직 극소수만이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있는 ‘조나단 리빙스턴’을 발견한다. 그리고 자신이 바로 리빙스턴처럼 하늘 높이 날 수 있는 자유의 날개를 지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본래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사용하지 않던 그 날개로 자유롭게 창공을 날아 다니려면 자아의 죽음이라는 지난한 관문과 환란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의 빡센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다. 그리스도인은 맹꽁이가 아니다. 싸움닭도 아니다. 마음에 가시 돋힌 싸움닭은 더더욱 아니다. 하나님이 될 수 없다는 건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스도인은 자유의 날개로 창공을 높이 나는 갈매기이다. 나는 그런 하나님의 백성들을 보고 싶다. 그들과 함께 비행하며 온 우주를 줄잡아 찬양하는 살아 있는 말씀이 되고 싶다. 그리스도인들 모두는 바로 그 자유의 창공으로 초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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