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교회에 필요한 게 '그 날개'일까?
한인 교회에 필요한 게 '그 날개'일까?
  • 박지호
  • 승인 2010.10.13 20:2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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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개 교회 성장제일주의 부추기는 두날개양육시스템

"하늘을 나는 새에겐 왼쪽 날개가 있고, 그것이 오른쪽 날개만큼 크기 때문에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제시 잭슨 목사의 말처럼, 교회 역시 한쪽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건강한 교회로 비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두 날개의 균형을 강조하는 두날개선교센터(김성곤 목사)의 주장은 일면 옳다. (두날개선교센터는 교인들을 전도, 정착, 양육, 훈련하는 재생산 사역자로 세우기 위한 두날개양육시스템을 만들어 보급하는 선교단체다.) 하지만 한국 교회가 회복해야 할 날개가 무엇인지 고려한다면 두날개시스템을 마냥 성경적 교회 회복 운동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

▲  두날개선교센터가 소개하는 두날개양육시스템. (출처 : 두날개양육센터 홈페이지)
한국 교회와 한인 교회가 회복해야 할 날개가 무엇인지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보자. 1970년대, 세계 복음주의권 교회는 '로잔언약'을 통해 신학적 입장을 천명했다. 통전적 복음을 실현하기 위해서 '복음 전도'와 '사회 참여'라는 양 날개가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데 신학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그간 복음주의 진영은 사회 참여를 거의 외면하거나 사회 참여를 복음 전도의 한 방편으로 치부해왔다. 이런 불균형은 박득훈 목사가 쓴 '온전한 복음을 회복하라'는 글에도 잘 나타나 있다.

"복음의 온전성에 타격을 준 것 중 하나는 복음 전도와 사회 참여의 분리입니다. 복음주의 진영은 대속의 진리를 강조하는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정은 대단했던 반면에 약자의 편에 서서 사회의 전반적인 변혁을 추구하는 운동을 복음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왔습니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은 구제나 봉사활동으로 미미하게 표현되었을 정도입니다. 그럴 때 복음은 그 온전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틀에 비추어보자면, 교회 내부지향적인 두날개시스템은 복음 전도라는 틀에 치중된 측면이 있다. 그러니 두날개시스템이 한인 교회의 약한 날개(사회 참여)를 키워주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이미 커져버린 한쪽 날개(복음 전도)만 기형적으로 더 키우는 시스템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두날개는 열린모임을 핵심으로 꼽으면서 이를 통해 전도가 체질화되고 습관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유익으로 꼽았다. 두날개에서 강조하는 열린모임도 전형적인 소그룹 전도 방식 중 하나다. 신앙을 교리가 아니라 '관계'로 소개하며, 우정을 나누는 것을 주요 전도 방법으로 여겨야 한다는 점에서, 협박조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전도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두날개시스템을 건강한 교회로의 '회복 운동'으로까지 추켜세우긴 어렵다. 성도들을 신앙의 본질에 천착하도록 만들어, 이웃과 사회에 책임 있는 성도로 만드는 게 아니라, 개체 교회 성장을 위한 양육과 사역에 몰두하게 만들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 6단계로 이루어진 두날개양육시스템. (출처 : 두날개선교센터 홈페이지)
그런 점에서 두날개에서 강점으로 꼽는 열린모임이라는 것도 결국 '교회 중심적' 사역의 일환이다. 두날개의 노하우 세미나에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대 사회를 향한 교회의 책임과 몫은 찾기 어려웠다. 한국 교회의 신학적 문제점으로 신앙생활이 교회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개교회주의는 성도들을 교회에만 묶어 놓아서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 그리고 봉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못하게 한다. 성도의 신앙생활의 영역이 교회 영역에 한정되어 역동적인 하나님나라의 건설을 하지 못하고 지역적이며 현세적이며 형태적으로 흐르게 한다. 개교회주의의 사고는 하나님에 대한 봉사가 오직 개교회에만 국한되어 아브라함 카이퍼가 주장한 사회, 문화, 정치, 경제, 교육 등등에서 하나님의 영역 주권의 실현을 보지 못하게 한다." (안명준 교수의 <한국 교회의 신학적 문제점> 중에서)
 
개 교회 성장에 매진하는 것이 결국 전체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 아니냐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 개교회 성장제일주의가 한국 교회의 급격한 양적 침체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연구소 김준우 소장은 "한국의 비종교인들은 전체 인구의 53%로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이들 가운데 개신교 신자였다가 비종교인으로 이탈한 사람들이 73%에 이른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 교회의 추락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비종교인들로부터 호감을 얻지 못하는 직접적 원인은 교회 내부에 있다. 갤럽 조사에서 '대부분의 종교 단체는 참 진리를 추구하기보다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이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이 79%에 이른다는 것은 위기의 원인이 교회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회를 떠나는 첫 번째 이유는 교회 성장에만 몰두하여, 하나님의 뜻과 진리를 가르치고 실천하는 일은 소홀히 한 채, 개체교회 성장제일주의라는 자폐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가 교회 재정 가운데, 3.88%만을 불우이웃돕기 등 교회 밖의 사회 봉사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김준우 소장, <예수의 의미> 추천사 중에서)

김준우 소장의 분석에 의하면 한국 교회가 날아오르기는커녕 꼬꾸라지고 있는데, 그 핵심 원인이 한국 교회가 '개체 교회 성장 제일주의라는 자폐증'에 빠져 이웃과 사회라는 교회 밖을 섬기는 한쪽 날개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주 한인 교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정 집행 현황이 한인 교회의 내부 편중 현상을 잘 보여준다. LA 기윤실 실무책임자인 유용석 장로는 "교회 헌금의 대부분은 교회 건축, 관리비와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여유가 있으면 해외선교비로 사용하고, 구제와 사회봉사비는 전체 예산의 1%에도 못 미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많은 한인 교회들이 교회 성장의 도구로 두날개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두날개가 교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여지도 있지만, 교회 중심주의, 개인 영혼 구원 중심주의라는 한쪽 날개만 비대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한인 교회가 회복해야 할 날개가 무엇인지 '사역'과 '양육'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안'과 '밖'으로 구분해서 고민할 때다.  

두날개시스템'이란,  두날개선교센터(대표 김성곤 목사)가 선보인 목회 종합 시스템이다. 전도, 정착, 양육, 제자훈련, 군사훈련, 재생산훈련 총 6단계로 진행되며 한 사람의 거듭난 그리스도인을 강력한 주님의 군사로, 재생산 사역자로 훈련해 교회를 성장시킨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두날개선교센터 측은 16년간의 임상 실험을 거친 '두날개시스템'을 통해 전세계 14,000여 교회가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풍성한교회가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교회가 된 것도 이 양육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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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aakswnd 2010-10-21 02:15:45
지금까지 교회가 부흥하는 데 일조한 것이 있다면 전도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을 사람이 만들다 보니 부작용이 있을 때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신학생들도 신학교에서 수년간 배워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전도 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도 프로그램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런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성교회 목사들의 마음 속에 품은 진정한 전도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목회자들의 잘못된 교회 부흥관에 대해 지적하고 평가하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적인 비판은 지금도 성경적인 교회를 만들어가는 목사들을 두번 죽이는 결과를 만들어 줍니다. 왜냐하면 이 글을 쓰는 분이나 읽는 분들이 결코 목회자들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를 맹목적으로 따르도록 조장한다는 말들도 많이 하는데 그것 또한 두 마음을 품으면 어떻게 함께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적근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합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사장과 직원이 서로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면 사장은 그 직원에 대해서 어떻게 할까요? 서로가 최대한 의견일치를 위해 노력해 보겠지만 많은 경우에 직원이 사장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결코 사장이 직원 meal ticket(밥줄)이기 때문이 아니라 질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점에서 목회자의 자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자신의 왕국을 만들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단시 하거나 배척하는 것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행할 행동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이것은 마치 통일교가 소유한 회사 제품을 구입했다고해서 통일교 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풍성한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만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모든 일들을 현실적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숙한 목회자라면 무조건 따라 하지도 않고 맹목적으로 목회자를 추종하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백날개 2010-10-20 08:15:45
두날개 전법의 전술은 사람 끌어모으는 성장주의이다. 세상 속에서 교회꾼으로 전락 시키

는 이런 수구적인 전술은 이제 세상사람들의 등을 돌리게 하고, 교회를 비판 당하게 할뿐이

다. 작은교회라 할지라도,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공동체로 완전히 그 방향을 틀지 않는다

면, 탈교회 시대의 문화충격에서 결단코 벗어날수 없을 것이다. 풍성한 교회는 자신의 몸

을 해체해서,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하라, 그것이 당신들이 그리스도를 진정 따르는 길이다.

pathfinder 2010-10-16 02:24:48
두 날개가 되었든, 세 날개가 되었든지 간에, 교회가 전도에나 더 신경쓰면 얼마나 좋을꼬? 균형있는 사회참여가 바람직한 건 두 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양도둑질(바람직하지 않은 교인수평이동을 기대하는)들 그만하고, 제발 한쪽 날개라도 잘 날개짓 했으면 ... 그리고 두 날개 시스템도 도입하고, 사회참여도 하면 안 되나?

광야의 소리 2010-10-15 21:20:38
이런 왜곡된 복음으로 교회를 인도하니 이모양이지요. 제발 장삿꾼 목사들이여 교회를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 교인을 종으로 만들어 자기 배 채우는 것을 성장이라는 말로 매도하지 말고 진정 예수처럼 가난하고 정직하게 십자가를 지세요. 매번 같은 프로그램을 이름만 바꾸어 이같은 세미나를 하는데 이런 장사를 못하도록 목회자들이 가지 말아야 합니다. 제발 깨어나세요.!!!!!!!!

Pittsburgher 2010-10-15 04:46:49
이런 저런 목회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참으로 많은 시대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교회가 프로그램을 비전으로 제시하게 되었을까요? 예수님께서 추구하시던 목회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예수님처럼, 즐겁게 또 simple하게, 사랑하는 공동체로 섬기는 교회로 교세에 상관없이 살아가는 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성도와 교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