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본의 행각들...'인도인들 출입 엄금'
대한민국 자본의 행각들...'인도인들 출입 엄금'
  • 박노자
  • 승인 2019.04.1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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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교수
박노자 교수

인도에서의 기아자동차 근방의 한국인 전용의 식당과 게스트하우스, '인도인들의 출입은 엄금'이런 걸 보니 모종의 너무나 잔혹한 역사의 아이러니를 절감했습니다.

일제시대의 암흑기에, 한국 민족 투사들의 '희망의 등불' 중의 하나는 인도의 독립운동이었습니다. 식민지적 압박을 당하는 아세아에서 인도의 독립운동은 최강이었으니까요. 그 소식들은 <동아일보> 나 <조선일보> 지면들을 계속 장식했으며 그 지도자 간디는 1920-30년대의 신문, 잡지에서 '성웅'으로 일컬어졌습니다. 이순신처럼 말입니다.

그때는 한국의 독립 지향적 지식인들에겐 인도는 '반제 투쟁의 동지'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자본주의 먹이사슬에서 드디어 '출세'한 한국 재벌들은 인제 인도에 가서 경제적 차원의 아류 제국주의자로서 인도인들에게 식민지 시절을 방불케 하는 수모를 주느라고 바쁜 셈이죠. 그리고 한국 식당에 출입할 수도 없는 인도인들이 K-pop을 뜨겁게 애호하기를 분명 원하는 것 같고. 참, 모순이네요.

한국인의 인종주의란 어떤 걸까요? 전 한 마디로 '경제 인종주의'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인들에게 구주인들과 달리 수백년에 긍한 아세아, 아프리카 군사 침략과 지배의 역사는 없고, 오로지 최근 경제 침략, 현지인 노동자들에 대한 경제적 착취의 역사/현재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유일무이한 핵심어는 '돈'이죠.

인도인들이 한국인 전용의 식당을 취재하고 있다(사진: 유투브 갈무리)
인도인들이 한국인 전용의 식당을 취재하고 있다(사진: 유투브 갈무리)

기아 자본이 착취 행각을 벌이는 가난한 지방 말고 중산층이 많은 도회지에 가면 현지인의 출입을 막는 한국식당 주인은 없을 겁니다. 그 현지인들은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없는 사람'이 한국인이라 해도 국내에서 그야말로 살인적 차별을 받죠.

인제 곧 세월호 참극의 5주년인데, 그 때 그 배를 만약 강남 아이들이 탔다면 구조작전을 이 모양 이 꼴로 할 리가 있었겠어요? 다른 부분들도 곁들여 있지만, 한국형 인종주의의 중심적 핵심어 역시 '돈'.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결코 덜 역겹게 느껴지는 건 아닙니다.

가난한 아세아인들에게 대한민국 자본이 저지르는 범죄, 착취, 차별 행각들은 언젠가 부메랑처럼 대한민국을 향해 돌아올 겁니다. 악업이라는 건 어디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이글은 필자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1314211579/posts/10219266841724535/ )에 실린 것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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