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힘의 논리? 하나님 나라는 인류 평등
일본의 힘의 논리? 하나님 나라는 인류 평등
  • 이재근
  • 승인 2019.07.22 0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근 목사 영상 칼럼

“오등은 자에 아 선조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차로써 세계 만방에 고하여 인류 평등의 대의를 극명하며…” 오래전 시험용으로 암기한 기미독립선언문의 첫머리를 되새기는 건 올해 100주년을 맞는 3.1.운동의 뜻깊음 때문입니다. 점령당한 약소국이지만 온 세계를 향해 스스로 다스리는 나라임을 외친 평범한 사람들의 비폭력저항 선언… 한 세기를 앞서간 선조들의 모습이 늘 자랑스럽지만, 철들고 보니 독립선언의 첫 문장이 더욱 놀랍게 다가옵니다. 특히, “인류평등의 대의…” 바로 이 지점에서 말이죠.   

쇠락했으나 왕조를 떠 받들던 나라, 사람의 신분을 양반과 천민, 높고 낮음으로 구분함이 당연했던 시절, 심지어 힘쎈 이웃 나라에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마당에 “인류평등의 대의”를 외친다? 제 코가 석자인 사람들이 외치기엔 현실과 동떨어진듯 보인 이 선언은, 그러나 총과 칼, 힘의 논리에 의지한 이들은 감히 닿을 수 없는 사람의 숭고함을 전해줍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인류사적 비전을 지닌 선조들을 우리는 그렇게 백 년 전 삼월의 하늘 아래 맞이했었죠.

하지만, 그 비전의 선포에도 반전은 있습니다. 그 높은 뜻의 성취가 아직도 여전한 숙제라는 점이죠. 우리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회가 지닌 공통의 과제… 2차 대전 패전 후 자신은 더 이상 신이 아니라던 히로히토 일왕의 선언에도 여전히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21세기 일본 정치인들, 19세기와 20세기동안 지난한 논의와 다툼, 희생을 통해 이룬 인종차별 철폐이지만 여전히 하얀 피부와 순수 혈통에 집착하는 일부 미국인들, 그리고 각종 폭력과 폭언, 소위 갑질 문화를 생산, 전파하며, 고상할 것이라 믿었던 가진 자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우리네의 자화상… 150년전 등장한 진화와 자연선택, 적자생존이란 다윈의 가르침을 여전히 사람에 대한 차별의 근거로 여기는 오늘의 세상을 볼 때, 백 년 전 그 “인류평등의 대의”를 보다 더 깊은 뿌리로부터 꺼내 보려합니다. 사람은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으며, 세상을 향한 그의 통치와 보존 행위에 초대되었다는 창조의 이야기 말입니다.

당대 수메르, 바벨론 신화와 비교할 때 구약의 창조 사건은 놀라울 만큼 발전된 인간 이해를 전합니다. 사람은 결국 신과 왕들을 섬기고 고된 노동을 위해 만들어졌다 가르친 바벨론 신화와 달리, 구약의 하나님은 사람을 당신의 형상대로 빚으셨고 세상을 향한 당신의 다스림에 동참 시키십니다. 모든 사람은 본디 존엄하며, 그들이 행하는 일은 고귀한 노동이 된다는 메세지는 당시 만연한 제왕적 이데올리기와 거짓된 계급신화를 깨뜨리는 발상의 전환이었지요. 이것이 수천 년 전 가르침이라니… 생각할 수록 놀라운 메세지입니다. 

100명의 사람이 40억 인구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한다는 요즘, 혹시 사람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구분하는 것에 암묵적 동의를 넘어 당연하다 여기는 분위기라면…다시금 세상의 시작에서 비롯된 복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창조주의 뜻을 따라 선하게, 동일한 사랑으로 빚어졌다는 것을, 누군가 사람간의 그 못된 차별을 주장 할 때면 우리가 지닌 출생의 비밀에 차별은 없다!, 그리고 그 오랜 하나님의 형상이 오늘도 우리 안에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음을요. 가끔 그리스도인들의 대화 가운데 나오지 말아야 할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뭐 인사치레 일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교우들에게 이렇게 묻곤 하지요. “대학은 어딜 나오셨나요?” “나고 자란 고향은 어디인가요?” 등등… 특히나 창조의 복음을 지닌 신앙 공동체라면 더더욱 사람의 외모, 배경, 출신, 배움과 소유의 많고 적음을 따라 시선이 달라지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백 년 전 우리 선조들의 외침인 ‘인류평등의 대의’를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이재근 목사를 소개합니다.]

4대째 장로교 집안에서 자라났습니다. 뿌리깊은 전통을 사랑하는 만큼 신앙과 교회의 오늘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구요. 서울서 자라나 장로회 신학대학교(M. Div., Th. M)와 Graduate Theological Union(M.A.)을 거쳐 보스톤 대학(Ph.D. 수료)에서 조직신학과 문화전도학(영화와 신학적 미학)을 공부했습니다. 신학과 인문학 너머 음악, 미술, 영화, 스포츠, 미디어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지녔기에 San Francisco Bach Choir, Boston Korean Choir, 보스톤 한인 축구리그등에 참여했구요.  KBS보스톤 통신원(2008-2015)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과 KBS TV Documentary 에 현지 리포터로 참여 했으며, 종종 Meetup 에 나가 글로벌한 친구들과 다채로운 축구를 즐기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세상을 해석한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움직인다.”는 말을 좋아하구요. 현재는 산호세에서 iChurch of Silicon Valley를 개척해 섬기고 있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성공을 꿈꾸는 땅 실리콘 밸리에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드러나고,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들이 이뤄지는 땅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현재 YouTube 채널, iTV.SiliconValley를 운영중이며, 미디어와 문화 컨텐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한 아내 김희정, 아빠닮아 축구를 사랑하는 아들 조엘과 산호세에 살고 있습니다. 


Email: ichurchsiliconvalley@gmail.com

HomePage: www.ichurchsiliconvalley.org

Phone: 408 655 631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