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독교인이 할 수 있는 일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독교인이 할 수 있는 일들
  • Michael Oh
  • 승인 2019.11.0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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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에이 서울 기윤실 공동 포럼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도전과 전망, 이를 바라보는 기독인의 시각과 고민”

[뉴스M=마이클 오 기자] “평화와 화해, 정의와 공평, 인애와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 기독교의 본질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한국 교회는 자신과 다른 존재, 다른 입장을 가진 이들에 대해 손쉬운 공포와 혐오를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특히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일부 교회의 시각은 이런 질문을 계속 상기시킨다. 이런 교회는 오히려 사회로부터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될 것이다.”

워싱턴앤리대학(Washington and Lee Univ.) 정치학 교수 이인엽 교수의 일갈이다. 엘에이와 서울 기윤실 공동 포럼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도전과 전망, 이를 바라보는 기독인의 시각과 고민”에서 한반도 상황과 한국 교회의 현실을 진단하면서 나눈 이야기의 일부다.

지난 10월 26일(토) 캘리포니아국제대학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이인엽 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았으며, 박문규 대표(LA기윤실, 국제 정치학 박사)가 사회를 맡고, 이상민 본부장(서울기윤실, 변호사), 박제민 팀장(서울기윤실 사무처), 김재홍 목사(하나선교센터), 백동흠 목사(그라나다 힐 한인 교회)가 패널로 참여했다. 30여 명의 청중도 함께 열띤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이인엽 교수
이인엽 교수

북미 비핵화 협상의 배경

이인엽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과 시각을 제공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가능하게 된 요인으로 ▶북한 내부의 변화, ▶문재인 정부의 중재 외교, ▶트럼프 정부의 독특성을 꼽았다.

“북한은 지난 2012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정권 안정화와 핵 무력 확보 과정을 거친 뒤 경제 개혁을 시행했다. 하지만 북미 관계를 풀지 않은 채 시도하는 경제 개혁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 결국 핵 협상을 통해 경제 제재를 해결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비핵화 협상에 나오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 또한 임기 초반 강력한 지지율과 국내 정치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대북 정책에 집중적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철저한 기획과 준비가 있었고, 평창 동계 올림픽을 기점으로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와 평화 협력을 펼쳐나갔다. 또한 미국과 긴밀한 협의와 협력을 이루어 나감으로써 본격적인 북미 대화와 협상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편 남북 공조, 북미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어감에 따라 중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일본은 협상을 방해하다 소외되는 저팬 패싱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중재 외교를 통해 남북관계가 한반도 동북아 국제관계의 종속 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 진화를 꿈꾸고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2차 대전 이후 최초로 공직 경험 없는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독특성 또한 한반도 문제에 기회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래의 외교 문법과 북미 관계의 역사와 방식 등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국정 운영과 외교 정책을 펼침으로써, 보수적인 미국 관료조직의 통제를 벗어나 북핵 협상을 이끌어 나갔다. 이외에도 보수 공화당 대통령으로서 국내적 비판이 상대적으로 덜한 점과 정권 초기에 노벨상을 받았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경쟁 심리로 북한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과 협상 과정

그동안 1차 북미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변화무쌍한 과정을 겪고 있는 남북미 협상 과정을 짚어보기도 했다. 평화와 화해를 향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내외 정치 및 국제 관계의 변수들이 어려움을 만들었다고 한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보수 우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인 존 볼턴의 갑작스럽게 등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위기로 몰아갔던 청문회도 협상 당일 진행되었다. 이러한 돌발적인 요인이 결국 협상을 결렬시켰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 국내 정치 요인들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후 한동안 소강 상태에 있던 북미 대화는 또 한번 예상밖의 진전을 맞는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예정에 없던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것이다. 일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급작스럽게 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이 성사됐다. 실질적인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서,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에 발을 내디뎠다. 이로 인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소강상태에 있던 협상의 불씨를 되살리는 계기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9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존 볼턴 경질, 9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 시작 등 북미 협상 과정에 다양한 변수가 되는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이 펼쳐졌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지난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은 아무런 성과 없이 무산되었으며, 또 한 번 비핵화 프로세스가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협상의 장애물들

이인엽 교수는 지난한 협상 과정을 살펴보면서 몇 가지 주요한 협상 장애물을 지적했다. ‘서로를 향한 인식 차이’, ’신뢰의 부족’, ‘CVID’, ‘국내정치의 개입’ 등이다.

“북한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위한 장치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6.25 시기에 엄청난 파괴를 경험했으며, 한국 전쟁과 냉전 시기에 미국이 핵무기로 위협을 가했다는 인식이 있다. 뿐만 아니라 냉전 종식 후 북한은 남한과의 경제적 외교적 격차가 커지면서 고립을 겪었다. 이러한 안보와 생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핵무기를 통해 스스로 안전을 보장하거나,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사용해 안전 보장을 얻으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경찰국가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있다. 북한을 범법자로 간주하며 완전한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은 북한이 내부 문제로 인해 스스로 붕괴하든지, 군사 공격을 통해 범죄행위를 처벌하든지, 아니면 강력한 처벌의 위협으로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지극히 미국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북한이 느끼는 고립감과 위협 의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주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국가의 최우선 목표는 생존이다. 생존이 위협받을 때에는 경제 성장을 포함한 어떠한 문제도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난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의 행동은 전형적인 약소국의 생존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문제의 본질과 해결책은 간단한 것이며, 양쪽 모두 이를 알고 있다. 북핵을 안전보장과 바꾸는 것이다.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을 통해 미국이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제공함으로써 북한이 가지고 있는 위험 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서로를 향한 불신과 배신에 대한 두려움이다. 미국 내 보수파는 과거부터 북한의 행동 변화와 비핵화는 얻어내지 못한 채, 북한의 협상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경계하고 있다.

북한은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보장할 핵무기를 포기했을 때 미국이 과연 안전보장과 협상 이행을 충실히 할 것인지 믿음이 없다. 미국이 북한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오직 핵무기 때문인데,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 협상 수단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리비아나 이라크처럼 협상 후 파국을 맞이하는 선례는 북한에 더욱 큰 공포감과 불신을 안겨주기도 했다.

양자는 이러한 불신으로 인해 서로에게 먼저 양보하라고 요구만 할 뿐,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 정치적인 변화가 있을 때마다 협상은 중단되고 서로를 향한 불신은 더욱 커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CVID, Complete, Irreversible and Verifiable Dismantlement)’는 북한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하는 개념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과 요구를 내려놓고 상황을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 ‘위협은 무기뿐 아니라 적대 관계에서 온다’는 구성주의 관점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위협의 근본 요소인 적대 관계를 해소하면 된다는 것이다. 양국 관계의 정상화, 종전과 평화체제 구축 먼저 이루어 나감으로써 북이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그것으로 위협할 이유가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현실적이고 장기적이며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비핵화의 기준을 현실화하고 양측이 수용 가능한 선에서 비핵화와 안전보장을 정의하고 로드맵을 구상해 선순환을 이뤄가야 한다. 한 중국 학자는 CVID 대신 CRID(Conditional, Reciprocal, Incremental Denuclearization)을 제시했다. 상호 간에 점진적인 약속 이행에 따라 비핵화를 하자는 것이다. 다른 학자는 CVID를 요구하려면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 즉 그에 상응하는 확실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국내정치 상황과 이에 따른 다양한 정부 기구와 네오콘과 같은 관료 집단은 또 다른 협상의 장애물이다. 북핵 문제와 협상 과정이 수차례에 걸쳐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이들의 방해로 인해 좌절되었다.

북핵 협상을 원치 않는 이 세력들은 대개 대통령을 짧은 기간에만 역할을 하는 인물로 보고, 실질적인 권력과 영향력은 자신에게 있다고 여기는 정부안의 정부, 다양한 관료 집단이다. 이들은 한반도 긴장에서 오는 군수 산업의 이익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긴장이 중국 견제에도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협상을 좌초시키기 위해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무리하게 요구한다. CVID를 비롯해서 북한의 일방적인 수용을 강요하는 다양한 요구 또한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은 핵 문제를 넘어 생화학 무기, 재래식 무기, 북한 인권, 일본 납북자 문제 등 끝없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협상 좌절과 한반도 긴장 유지를 이루려고 한다.”

2차 북핵 정상회담에 등장한 볼턴 (유투브 갈무리)
2차 북핵 정상회담에 등장한 볼턴 (유투브 갈무리)

북한 인권 문제

이인엽 교수는 협상 과정에서 대두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한 인권 문제는 중요한 주제다. 3대에 걸쳐 세습을 하는 독재 국가로서 북한의 인권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뤄야 하는지는 의문이 든다.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분명 문제를 푸는 순서가 있다.

또한 북한 인권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를 보면 사안 그 자체보다는 정치 사회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경우가 많다. 특히 미국과 한국 보수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 사안을 이용하는 사례는 우려스럽다.

일부 유명 탈북자의 증언 역시 거짓으로 확인된 경우도 있다. 탈북자는 관심과 지원을 얻고 북한을 붕괴시킨다는 사명감에서 사안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인권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한의 개혁 개방과 정상 국가화가 진행될 때 제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재자인 마오쩌둥이 지도자였을 때도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대약진 운동과 문화혁명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다. 하지만 북·중 관계가 개선된 이후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국가일지언정 인권과 생활 수준에 혁명적인 개선이 일어났다. 베트남도 마찬가지 사례를 보여준다.

북미가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에 성공한 후, 북한의 고립과 안보 위협이 해결되어 국제사회에 편입되고 경제개혁이 이루어진다면, 인권 수준과 생활 수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될 것이다.

반대로 미국이 북한의 인권 문제에 강경한 자세로 나갔을 때, 북의 인권이 얼마나 개선되었는가? 북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진정 북한의 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외부의 압박은 내부 단결을 가져올 뿐이다. 인권을 강조하는 사람이 북한을 고립, 압박, 제재를 강조하고 북한과 협상을 반대한다. 결국 북한이 변화할 기회를 막는 아이러니를 만든다. 북한의 인권 개선과 변화를 진정 원하는가 아니면 북한을 악이라 보고 증오하기에 그저 붕괴하기를 바라는 것인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한국 교회

한반도 평화와 북핵 협상 과정과 관련된 한국 교회의 현실과 문제점도 지적했다.

“한국 교회 내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가 자체적으로 정화, 개혁되지 못하고 있다. 언론과 대중에 이러한 교회의 문제가 노출되면서 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교회 안에 팽배한 이원론, 반지성주의, 흑백논리, 목회자 맹신 등과 연관되어 있다. 복음과 성경의 가르침을 단순화하고 왜곡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회 안에 건강한 토론 문화가 사라지고, 집단 지성이 마비되었다. 잘못되고 위험한 정보가 전혀 걸러지지 않고, 카톡 괴담이나 마녀사냥과 같은 형태로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나아가 교회가 가짜뉴스나 정치적 선동의 주요 통로가 되고, 심지어 그런 정보들을 생산하는 근원지가 되는 경우도 생겨났다.

교회가 우리 사회의 건전한 토론과 정치문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교회의 문제점은 특별히 북한과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과 북핵 협상 과정에서 유포되는 증오와 흑색선전이 교회와 전혀 무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인엽 교수는 북한과 관련된 한국 교회의 문제를 역사적 맥락에서 접근하기도 했다.

“월남하여 남한 사회와 기독교의 지도층이 된 이들은 6.25와 함께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경험하였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강력한 반공주의자로 활동하게 되었고, 교회는 이들의 영향으로 반공주의와 북한에 대한 증오를 그대로 물려받게 된다.

박해의 고통과 전쟁을 일으킨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자신이 겪은 고통과 원한을 절대화하고, 신앙의 이름으로 원수를 미워하고 저주하는 것이 기독교인지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상처와 고통을 하나님께 맡기며, 원수를 용서하고, 적대와 증오를 넘어 인간 고통과 운명을 함께 애통해하며, 치유와 화해, 용서와 평화를 위해 기도해야 할 책임은 무시되고 있지 않은지도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는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치유하고 그것을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에 대한 기독교인의 태도는 구시대적 이념에 사로잡혀 있으며 흑백 논리적 사고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화해와 평화가 한반도 위에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전쟁 위협의 제거, 그리고 북한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돕는 일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 민족의 화해와 통합, 북한 사회의 재건과 선교 등을 어떻게 이루어 갈지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토론이 필요하다.”

이인엽 교수는 한국 교회와 미주 한인 교회가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현실적 제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인도주의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 남북 교류 등을 지지하고 참여

한국이나 미국에 있는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고 그들의 친구 가족 되어주기

미국 내에서 종전 선언과 평화 협상을 지지하는 여론 조성, 정치인들과 미국 정부에 노력 촉구

패널 토론
패널 토론

한국 정치 상황, 주류 개신교의 정치 인식, 교회의 과제

주제 발표에 이어 패널 코멘트가 진행됐다.

이상민 본부장은, 북핵 협상에 있어 한국 정치 상황과 정부 역할에 대한 연관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북미 협상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은 한국 내 정치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이른바 ‘조국 사태’로 인해 대통령 및 여당의 지지율이 급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만일 총선의 결과가 여소야대로 나타날 경우 레임덕 현상의 가속화로 인해 북미 협상에서 더이상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한다면 문 대통령은 더 적극적으로 북미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자 할 것입니다.”

한국 교회 주류의 정치 인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광화문 집회와 전광훈 목사와 같은 기독교 인사가 기독교인의 정치 인식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와 남북 화해 협력 정책에 대한 반정부적인 태도가 교회 내에서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한국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는 허무맹랑한 말이 마치 감추어진 진실인 것처럼 교회 카톡방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현실이 한국 교회 주류의 정치 인식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이른바 ‘장로 대통령’인 이명박 정부 때부터 보수 정당과 강한 연대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황교안 씨가 자유한국당 대표가 되면서 보수 정당과 교회의 연결은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이 교수님이 지적하듯이 해방 후 한국 교회는 반공 사상의 강력한 영향 아래 놓여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교회와 교인은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등을 추진하는 현 정부의 태도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이들은 심지어 현 정부가 북한에 나라를 통째로 넘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등의 괴담 수준의 가짜 메시지와 혐오 발언 등을 교회 카톡방을 통해 소비하고 있습니다.”

김재홍 목사는 한국 및 이민 교회가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추고 평화를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아직도 상당수가, 특히 기독교 계열의 단체나 사람들이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이데올로기 분열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에 대해) 아주 자세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교회의 대 사회적 접근 문제에 대해, 우리 기독교 복음을 개인 구원과 전도의 문제로만 축소해, 하나님 나라에 대한 메시지와 공공신학이 부재한 경향이 있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우리 스스로 겸허한 자세와 평화 해결자의 심정으로 낮은 자리에서부터 정의와 사랑을 실현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백동흠 목사는 북한의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 교회가 사회를 향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인권 문제는 치명적입니다... (북한은) 김일성을 태양신으로 섬기는 절대 존엄의 국가입니다. 김일성의 우상 동상이 3만5천 개입니다. 한가지 실례를 들겠습니다. ‘북한 정권은 300만이 대기근 속에서 국고를 털어 김일성의 시신을 보존할 금수산 기념궁을 지었습니다. 아마 그 돈으로 쌀을 샀다면 수백만의 목숨을 살려냈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한국의 역사 속에 깊이 스며 있는 정신적 기둥이었습니다. 한국의 역사 속에 교회와 성도는 깊숙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한국 교회가 적어도 기독교적인 역사관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심어 주었다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 그리고 미래의 번영과 세계인을 향한 역사 정신이 세워졌을 것입니다.”

“문재인 간첩!”

패널 코멘트 후에 질의응답 및 청중과의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박문규 대표는 북핵 문제에 있어 남한과 교회 내의 이념 갈등과 상호 이해 부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박제민 팀장은 이에 대해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놓았다.

“다양한 입장과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각자의 입장 가운데 있는 획일성이다. 특히 교회 내에서 신앙의 이름으로 자신의 입장을 절대화하고 소통과 대화를 거부하는 태도는 위험하다.

종교는 오히려 대화와 화합에 열려 있어야 한다. 진영을 넘어 연대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자가 붙들고 있는 기득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백동흠 목사가 제시한 실례에 대해 출처가 어디냐는 질문도 있었다. 일방적인 발언이며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백동흠 목사는 이 사례는 자신이 알아본 것으로 믿어도 좋다는 대답을 하였다.

청중 가운데 한 명은 질문 대신 개인 발언 시간을 요청하였다. 그는 지금 남한 정부는 종북 세력이며 대한민국 전체를 심각한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이라며 정권의 이념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이를 듣던 일부 청중은 ‘건전한 대화가 아닌 음해성 비난’이라며 사회자에게 제지할 것을 주장하였고, 다른 청중은 이런 이야기도 들어보아야 한다며 의견 대립을 보이는 등 한차례 소동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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