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바라보는 대선 후보 대북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그리스도인이 바라보는 대선 후보 대북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 Michael Oh
  • 승인 2022.02.03 13: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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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세 및 한반도 평화 전문가 3인 특별 대담
‘현실 무시한 인기영합주의적 정책 주의해야!’
‘국제 관계 및 외교, 가치 동맹과 이상주의보다는 현실주의적 접근 필요’
‘한반도 평화, 그리스도인의 사명’

[뉴스M=마이클 오 기자] 한국은 현재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대선 정국이다. 향후 한반도 평화의 방향과 운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특히 대북 정책과 관련된 각 후보의 공약과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염원하고 있는 기독교인도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

미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 관계 및 정치 그리고 평화 전문가 3인에게 각 후보의 대북 정책에 관한 평가와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망을 물어봤다. 평화의 소명을 품고 있는 신앙적 관점과 더불어 냉험한 국제 관계와 현실 정치를 연구해 온 전문가의 시선이 어떻게 교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눈여겨 봐야 할 지점은 어디인지 들어보자.

대담은 [엘에이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이자 국제정치학자인 박문규 학장(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국제 관계학 안태형 박사, 그리고 [아시안화해평화사역 (ReconciliAsian)] 허현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 외교 안보 공약 비교 (뉴스웨이)
이재명, 윤석열 후보 외교 안보 공약 비교 (뉴스웨이)

사회자: 양 후보 대북 정책 및 입장을 비교 평가 부탁한다.

안태형: 총론 차원에서 시작하자면 이재명 후보의 대북 한반도 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평화 번영,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승하는 차원으로, 성과를 이어받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눈여겨볼 지점은 실용주의적 접근을 하겠다는 측면이다. 구체적으로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와 단계적 동시 행동을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는 선 비핵화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나서면 남북 평화 협정을 준비하고 경협을 할 수 있지만, 그전에는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것은 한겨레 신문에서도 지적했듯이 이명박의 비핵·개방.3000과 굉장히 유사한 정책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북한이 선 비핵화를 하겠냐는 것이다. 동시에 서로 주고받는 것 없이 일방적인 요구에 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태도와 정책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실패를 거듭해 왔다. 상호 신뢰 없이 문제 해결을 보장할 수 없다. 한마디로 실현 불가능 정책으로 보인다.

선제 타격론을 통해 극우파 유권자를 결집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더구나 북한이 계속 미사일 실험을 하는 상황이니, 국민의 공포심에 호소하여 표를 얻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박문규: 윤석열 후보의 대북 정책이 상당히 비현실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과연 이것을 모르고 한 이야기일까 질문 해봐야 한다. 윤석열 후보 자신도 선제공격 이야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정책임을 모르지 않을 것 같다.

비슷한 사례로 이승만 정권은 북진통일을 주장했다. 당시 무기도 변변치 않고 군사력 균형도 없는 상황에서 이승만이 북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승만은 그렇게 비현실적이고 계산 없는 인물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런 주장을 통해 얻으려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더욱더 현실적이다. 그것은 아마도 미국의 관심을 유지하고 군사 및 경제 원조를 최대화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분열된 국론을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묶어놓으려는 정치적 계산하에 북진 통일론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이처럼 이승만은 굉장한 정치 현실주의자였다.

윤석열 후보도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본다. 선제 타격론을 통해 극우파 유권자를 결집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더구나 북한이 계속 미사일 실험을 하는 상황이니, 국민의 공포심에 호소하여 표를 얻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안보 전문가도 아닌 데다 정치적 이력이나 행보를 봤을 때 이런 사안을 제대로 고민해보거나 의지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후보와 토론 당시, 안보 문제에 대한 질문(작전계획 5015)에 “미국 대통령에게 물어볼 것(먼저 전화하겠다)”이라는 발언을 했다. 사안의 이해도나 의지를 논하기 이전에 미국에 굉장히 의존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 유감스러운 장면에서 윤 후보의 대북 정책이나 이해도를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윤 후보의 태도는 매우 비극적이다. 1945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냉전이 시작되었을 때 가장 큰 피해자는 한반도였다. 전쟁과 분단을 겪었고 아직도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91년 소련 몰락 이후 냉전이 해체되고 남북 대화 재개되나 싶었지만, 다시금 미·중 갈등으로 인해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을 일본과 묶어 새로운 냉전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다시금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 한반도의 운명이 위기에 처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후보의 입장은 전초기지를 자임하여 다시 들어가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먼 미래를 볼 때 굉장히 잘못된 방향이다. 물론 국제적 냉전 상황에서 한국은 매우 힘든 입장에 있긴 하지만, 자진해서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는 발상이다.

대담을 나누고 있는 참석자(뉴스엠)
대담을 나누고 있는 참석자(뉴스엠)

이재명 후보(는)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라고 하는데...하지만 국익은 단지 경제적 측면 뿐만 아니라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 이재명 후보의 국익 중심 균형 외교 주장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자 역할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균형자가 되려면 국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 국력으로는 쉽지 않은 이야기다. 미국이 주둔 하는 상황 등 현실적으로 한 나라에 의존하면서 균형을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상황에서의 균형 잡기인데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는 경제적 실리를 기준으로 나오는 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국익은 단지 경제적 측면 뿐만 아니라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박정희 정권 때 경제적인 이유로 월남파병을 했다. 경제적 이득은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남의 나라 전쟁에 참여해 수많은 청년이 죽고 또 죽이기도 했다. 과연 이것이 진정 국익을 위한 것이었을까? 무엇이 진정한 국익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라크 파병 당시 국익을 이야기했다. 미국의 강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국익과 연관된 것이라 할지라도, 과연 무엇이 국익인지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의 자존심뿐만 아니라 국가의 도덕성 등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더욱 윤리적 문제를 이와 연관 지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야기하는 국익이 과연 어떤 성격을 띠고 있는지, 그리고 그 국익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국민의 시각과 가치관은 어떤 것인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때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는 국익도 있다. 특히 북한을 생각할 때, 단순히 경제적 득실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한 민족으로서 미래를 바라보면 돈으로 따지는 얕은 국익이 아니라 장기적 국가의 운명과 번영을 보며 판단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북한을 바라볼 때 북한 역시 매우 현실적인 행위자임을 고려해야 한다. 북한이 전쟁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전쟁도 정치의 연장이다. 전쟁의 비용과 효과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정을 할 수가 있다.

북한 핵무기에 대한 생각도 이런 현실주의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북한 입장에서 당장 전쟁을 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보유했다기보다는, 체제 보장을 위한 수단이라는 의미가 더욱 현실적인 해석이 될 것이다. 북한이 미국을 믿을 수 없는 입장에서 더욱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과 이해도 한몫했다. 핵 문제를 인권과 연관 지어 생각하거나 미국은 좋은 나라이므로 핵을 가질 수 있고 북한은 위험하고 악한 나라라서 핵을 가질 수 없다는 등의 논리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북한이 핵에 집착하는 실질적인 이유를 파악하고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과거 오바마나 트럼프 현재 바이든조차 이런 현실적인 측면보다는 일방적이거나 이상주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의 현실주의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현실적인 전망과 이해를 가지고 미국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미국 정가의 일본 로비 및 영향력은 한국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이런 의미에서 미주 한인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내에서 한인의 정치력과 시민 참여가 높아져 한국의 상황과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허현: 바이든 정부의 동북아 정책 관련 내각 인물을 살펴보면 먹구름이 몰려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대부분 인사가 일본 입장에 선 사람들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조차도 한일 문제가 생겼을 때 일본 편을 드는 경향이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미국 정가의 일본 로비 및 영향력은 한국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후보든 이런 미국 현지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장하더라도 미국 정가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미주 한인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내에서 한인의 정치력과 시민 참여가 높아져 한국의 상황과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안태형: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과 태도를 보면 새롭게 들어선 바이든 정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번 러시아 우크라이나 갈등 상황에서 미국의 입장을 보면 갈등 당사국의 역사와 상황을 무시한 채 이상주의적인 태도와 강경 일변도를 보여주고 있다.

신냉전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이런 비현실적이고 이상주의적인 태도는 한반도 갈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박문규: 한반도의 이런 상황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절대로 전쟁이나 극단적인 대치 상황은 피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주권이 확보되어야 한다. 윤석열 후보의 선제 타격론을 보면 이런 의미에서도 너무 공허하다. 전시 작전권도 없이 어떻게 선제 타격을 이야기 하나? 그뿐만 아니라 선제 타격론이 과연 한반도 긴장과 갈등에 도움이 될까?

선제타격론을 주장하는 윤석열 후보(노컷뉴스)
선제타격론을 주장하는 윤석열 후보(노컷뉴스)

안태형: 선제 타격론의 허구성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기술적 차원에서 불가능한 일이다. 선제 타격을 하려면 적어도 15분 안에 포착, 판단, 결정, 타격의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유효한 것인데, 현재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두 번째로 국제법상 선제 타격이 허용되는 범위는 즉각적 위협이 인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즉각적인 위협을 어떻게 판단하고 증명할 것인가? 부시 대통령 당시 이라크 선제 타격도 국제법상 상당한 문제를 야기했고 현재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세 번째로 안보 위협이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선제 타격을 하면 북한의 반격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고,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비무장지대 주변에 집중된 무기를 보면 절대로 이런 상상을 할 수가 없다. 넷째로 군사협정상 한국이 미국의 동의나 허가 없이 선제 타격을 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윤 후보가 이야기하는 선제 타격론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인기 영합주의적인 수사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후보의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우려된다.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적인, 굴종적인 외교를 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재명 후보 또한 현실적이라고 하는 정책들이 얼마나 미국 등 주변국의 다양한 정치 상황과 외교 입장 등 현실적 고려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사회자: 각 후보의 한반도 및 외교 정책을 미루어볼 때 주문하고 싶은 바는?

박문규: 미·중 관계 사이에서 한국의 입장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 감상적인 가치 동맹에 대한 환상 또한 주의해야 한다. 국제 관계와 외교 무대에서 영원한 동맹도 적도 없다. 미국, 중국, 일본 등 모든 나라가 각자 자신의 이익과 입장에 따라 관계를 맺고 갈등을 빚는다. 철저하게 현실주의적인 이해를 가지고 한국 역시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확실한 입장 표명과 주장을 해야 한다.

허현: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국회의 입장과 일본의 눈으로 한반도를 바라보는 관점을 주의해야 한다. 미국 정가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한반도의 운명을 강대국에 의존하거나 특히 일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세력들이 여전히 있다. 어떤 후보가 제시한 대북관련 정책을 보면 지난 정권들에 대한 반성 없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던 정책을 반복하려는 것이 보인다. 평화체제에 대한 역사의식도, 철학도, 상상력도 많이 부족한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안태형: 각 대북 정책 및 비핵화 전략을 살펴보면, 윤석열 후보는 원칙적으로 선 비핵화를 주장한다. 현실적으로 실해 불가능하다. 이재명 후보는 좀 더 현실적인 입장으로 조건부 제재 완화, 단계적 동시 행동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협상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있어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협상 선제조건으로 대북 적대 철회, 체제 안전 보장 등이 있다. 미국 입장은 조건 없이 대화하자는 입장이다.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의 단계적 동시 행동이 중간 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허현: 갈등 전환 이론에서도 비슷한 접근을 하고 있다. 당장 해결이 어려운 이슈가 있을 때는 우선 작은 과제로 나누어 하나씩 해결하는 방법이다. 북핵 문제도 우선 해결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챙겨가면서 시작해야 한다.

박문규: 윤석열, 이재명 후보 할 것 없이 오랫동안 한국 외교 군사 정책은 사실상 없었던 것과 같다. 미국이 하라는 데로 일방적으로 끌려간 측면이 있다. 문제는 정권이 바뀌고 많은 일을 시도했지만, 관료들은 여전히 이런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보면서 윤석열 후보의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우려된다.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적인, 굴종적인 외교를 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재명 후보 또한 현실적이라고 하는 정책들이 얼마나 미국 등 주변국의 다양한 정치 상황과 외교 입장 등 현실적 고려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과연 자신의 입장과 정책을 미국과 대화를 할 때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 근본적인 (신)냉전 구도와 국제역학 관계를 벗어나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각 후보의 대북 정책이나 입장이 다르겠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평화의 왕인 예수의 눈과 귀로 들어봐야 할 것이다. 어떤 후보가 그리고 어떤 정책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 전쟁과 폭력을 종식하는 방법인지 눈여겨봐야 한다.

연설중인 이재명 후보 (VOA)
연설중인 이재명 후보 (VOA)

사회자: 각 후보의 대북 입장 및 정책을 바라보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입장은?

허현: 한반도 평화는 여러 가지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신학적 문제로 볼 수도 있다. 성서를 읽을 때 너무나도 분명하게 강조되는 부분은 예수가 평화의 왕이라는 선포, 즉 비폭력에 대한 메시지다. 신약에는 전쟁 혹은 성전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전쟁을 옹호하는 사람이 구약만 인용하는 이유다. 그런 사람은 구약에서만 살아야 한다. 그들에게 예수는 찾기 힘들다.

평화의 왕인 예수가 어떻게 했는지, 무엇을 가르쳤는지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가 얼마나 이 부분을 가르치는지 알 수가 없다. 교회 다니는 이들에게 평화에 관해 물어보면 반응이 마치 북한 사람과 유사하다. 우선 힘을 키우고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대답을 너무 쉽게 듣는다. 그렇다면 북한 사람이나 한국 교인이나 다 똑같다고 해야 하지 않나? 하지만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리스도인이라면서 힘에 의한 평화를 믿는다는 것이 너무 어처구니없다.

각 후보의 대북 정책이나 입장이 다르겠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평화의 왕인 예수의 눈과 귀로 들어봐야 할 것이다. 어떤 후보가 그리고 어떤 정책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 전쟁과 폭력을 종식하는 방법인지 눈여겨봐야 한다.

안태형: 국제 정치학 학자로서뿐만 아니라 평신도로서도 예수는 갈등보다 화해를 전쟁보다는 평화를 위해 이 땅에 오셨다고 생각한다. 우리 현실을 보면 남북 분단과 대립보다는 화해로 나가야 하고 군사 긴장과 전쟁보다는 평화로 나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소명이 아닐까 한다.

박문규: 현실주의자로서 생각이 조금 다르다. 힘은 힘으로 균형을 잡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이승만 정권에 관해 이야기 했지만, 그의 가장 큰 실수는 북한의 무장력에 대해 남한 무장력을 갖추지 않고 허세만 부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서받지 못할 지도자의 모습이다. 현실적인 방어 인식이 없었던 결과로 전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을 가졌다는 점이다. 물론 핵 공격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한쪽만 우위, 비대칭이면 북한에 대한 협상력과 통일 대화가 열세에 있을 것이다. 균형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는 이미 우위에 있지만 군사력 면에서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필요한 방위력을 갖추어야 한다.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 스스로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미군은 한국군이 아니고, 미국의 국익 또한 한국의 국익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수적이다.

이런 인식이 기독교인이라는 자의식과 갈등이 없다. 평화를 위해서 준비하고 지킬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허현: 극단적 평화주의자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방향성의 문제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얼마든지 평화로 갈 수 있는데 우리 사회나 교회 일부는 여전히 선제 타격과 같은 적대적이고 호전적인 태도와 접근에 더욱 기울어지는 측면이 있다.

안태형: 양쪽 다 군축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평화는 결국 평화적 수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비 경쟁이나 군사 대결로는 잠정적인 균형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평화에 이르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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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 2022-02-08 07:19:03
대체로 공감 가는 좋은 인터뷰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