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따르는 이로서 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예수를 따르는 이로서 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허현
  • 승인 2022.02.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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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화해평화사역(ReconciliAsian) 허현 대표가 전하는 평화의 제언
"Peaceable Kingdom" by HyeYoon Song
"Peaceable Kingdom" by HyeYoon Song

1. 평화는 과정이다. 

종말에 있을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 이전에 궁극적 평화는 완성될 수 없다. 우리에게는 그러한 평화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평화를 만들어 내는 도깨비방망이(원샷)는 없고, 궁극적 평화를 향한 길 위에 서는 신실함만 있을 뿐이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면 지나 온 그 길이 소소한 일상의 평화들로 채워져 있음을 깨닫게 되리라.

2.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는 것은 없다. 

전쟁은 지난 70년의 휴전 기간 쌓아 올린 남한의 모든 발전을 하루아침에 허물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핵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남한이 북한보다 군사적인 열세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양국이 가지고 있는 무기만으로도 한반도는 충분히 초토화될 수 있다. 무기 증강을 통해 긴장은 올라가고 군산업체(military industry)들만이 이득을 챙길 뿐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전쟁을 외치는 상당수가 교회 참석자들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3. 평화로 가는 길은 평화뿐이다. 

성서에는 성전(holy war)과 평화만이 나온다. 정당한 전쟁(just war)이라는 것은 없다. 전쟁은 언제나 군인들이 아닌 연약한 시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힐 뿐이다. 거룩한 전쟁의 근거는 구약에서만 찾을 수 있다. 신약 성서에 나오는 예수를 통해 드러내신 하나님 자신의 모습은 천군 천사를 불러내는 대신 어린양같이 십자가를 지시는 것이었다. 교회가 제국의 전쟁에 참여하도록 변질시킨 신학과 거기서 얻은 권력과 돈은 교회를 부패시켰고, 그 체제는 1500년이 넘도록 여전히 교회의 정체성과 미션을 뒤흔들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로마 황제가 칼로 이룬 팍스로마나가 아닌 자신을 죽이시는 십자가로 통치하시는 하나님으로 역사와 성서 전체를 다시 읽는 평화의 해석학이 필요하다.

4. 평화는 작은 발걸음부터

평화나 통일 같은 거대 담론을 이론화 하다 보면 해결점이 없는 것처럼 보여 평화에 비관하고 무력에 의한 통일을 주장하기 쉽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거대 담론을 성취 가능한 작은 실천들로 작게 잘라내어 하나씩 완수하고 축하하는 과정을 밟다 보면 생각보다 우리가 훨씬 더 평화에 가까이 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한반도 평화와 교류를 위해 일해 온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이 바로 그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5. 평화는 책임있는 선택이다.

시민들의 문화교류나 다양한 대화를 위한 시도, 인도적 지원이 중요한 것처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력보다는 대화와 협력을 통한 화해의 길을 걷는 정부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파워게임 가운데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한반도의 문제는 남북한보다도 북한과 미국의 갈등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중재자 혹은 조정자(mediator)로서의 어려운 길로 방향을 잡았다. 중재자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있었지만, 결과는 중재자가 짊어지어야 할 것이 아닌 갈등 당사자들에게 있다. 중재자는 언제나 양쪽에서 비난받을 수 있다는 위기를 짊어지게(risk taking) 된다. 나는 문재인 정부가 선택한 중재자로서의  자리매김 그 자체만으로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한쪽에서는 빨갱이로 다른 한쪽에서는 미제의 하수인으로 불릴 수 있는 자리에 중재자로서 스스로를 위치시켰기 때문이다. 다음 정부도 평화를 위해 평화의 길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허현 대표는 아시안화해평화사역(ReconciliAsian)을 설립, 미주 한인 및 아시안 정의 평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자본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척박한 현실 가운데,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를 따라 살아가는 길을 삶 가운데에서 찾고 함께 나누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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