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소환한 이재명 후보, 판세 뒤집을 수 있을까?
‘고 노무현’ 소환한 이재명 후보, 판세 뒤집을 수 있을까?
  • 지유석
  • 승인 2022.02.13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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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치보복’ 시사 발언 미묘한 파장, 이 후보 날선 비판 이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았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을 맹비난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았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을 맹비난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고 노무현’을 등장시켰다. 이 후보는 12일 오후(한국시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겨레의집 앞에서 청중에게 한 즉석 연설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우리 스스로 지켜주지 못해 한탄하게 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독립기념관 방문에 앞서 오전 세종시전통시장을 방문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고 노무현을 소환하며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다시 지켜주지 못했다고, 똑같은 후회를 두 번씩 반복 할 것이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의식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건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돼야죠”라고 답했다. 이 발언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정치보복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을 샀고,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윤 후보를 직접 겨냥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장에서 만난 지지자들은 정치보복을 두려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을 천안 지역 당원이라고 소개한 A 씨는 “언론에선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갑질 의혹을 연일 보도한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경우도 가족 비리를 다룬 보도들이 쏟아졌는데,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입신출세를 위해 학력을 위조한 점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 아닌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검찰은 없는 죄도 만들어 낸다. 윤 후보가 집권하면 심각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이 같은 우려에 화답이라도 하듯,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에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세종시전통시장 유세에선 “대한민국 헌정사에 없는 대통령 후보가 돼 놓고 정치보복, 보복수사 하겠다고 말하는 이 세상, 여러분들이 이대로 방치할 것입니까”라며 “결코 그런 세상을 다시 만들면 안 된다. 국민들이 판단하고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았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을 맹비난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았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을 맹비난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이 후보는 “본인(윤석열 후보 - 글쓴이)이 장기간 검찰 핵심 간부였다”라면서 "이 정부에 준용돼서 권력을 누렸는데 그럼 (그동안)봐줬다는 건가, 없는 것도 탈탈 털 사람이 있다면 본인 잘못”이라고 비판을 이어 나갔다. 

현재 여론조사 추이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윤 후보 발언이 나오기 전이다. 

윤 후보의 발언이 판세에 얼마만큼 파장을 미쳤는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건,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신뢰가 낮은 중도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이 후보가 고 노무현을 소환한 배경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고 노무현, 그리고 문 대통령이 게임체인저 구실을 할 수 있을까?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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