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기에서 노무현을 기억한다는 것은?
오늘, 여기에서 노무현을 기억한다는 것은?
  • Michael Oh
  • 승인 2022.06.03 0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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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13주기 추모제, [내여사] 인터뷰
정세균 노무현재단 상임 이사장 강연도 준비

[뉴스M=마이클 오 기자] 엘에이 지역 대표적인 진보 시민 단체 [내일을 여는 사람들(내여사)]가 노무현 대통령 13주기 추모제를 연다.

노무현 13주기 추모제 포스터 (내여사 제공)
노무현 13주기 추모제 포스터 (내여사 제공)

코로나 펜데믹으로 지난 2년간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던 행사를 오프라인에서 재개한다.

많은 이들에게 흥분과 좌절을 동시에 안겨주었던 한국 대선과 지방 선거를 지난 시점에서 더욱 만감이 교차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추모제에는 정세균 노무현재단 상임 이사장 강연이 준비되어 있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고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내여사] 윤은영 대표와 박승석 서기를 만나 이번 행사 소식과 함께 미주 진보 운동의 근황을 들어보았다.

정세균 노무현 재단 이사장 강연 소식을 전했다. 어떤 행사인가?

윤은영 대표: 해마다 진행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추모 행사로 여는 강연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2년 온라인으로 진행했었는데, 올해는 대면 행사가 가능해져 반가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추모행사 1부는 추모제고 2부가 정세균 이사장 강연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기억과 재단 사업과 봉하 기념관 및 서울센터 진행 상황 등에 관한 주제로 강연하고 참석자와 함께 이야기도 나눌 예정이다.

온라인 추모제 때에는 불가능했던 사진전도 다시 한다. ‘노무현, 그의 어록, 그의 기록”이란 제목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하는 순서다. 인권 변호사로 출발해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이 되기까지 수없이 많은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그를 재발견하고, 시민 노무현으로 되돌아오기까지 여정을 사진으로나마 함께 하려고 한다.

더불어 그동안 내여사가 걸어왔던 발자취를 담은 사진과 영상 또한 준비되어 있다.

중요한 정보 하나 더! 이번 행사는 ‘무료’다. (웃음)

오랜만에 재개하는 추모제고 특히 대선과 지선을 막 지난 상황에서 진행하는 행사다. 소감이 남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

박승석: 오랜만에 하는 거라서 많은 분이 참석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13주기 주제가 ‘나는 깨어있는 강물이다’라는 노무현 대통령 말씀이다. 생전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면서 자주 하신 말씀이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큰 강물을 만들 듯 개인으로서는 미약하지만, 민주시민 모두가 힘을 모으면 큰 역사의 물줄기를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번 행사도 그런 물줄기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윤은영: 행사 주제 타이틀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좀 찔리는 마음이 들었다. 정권교체 된 마당에 ‘나는 과연 깨어있던 강물이었을까?’ 하는 자책과 아쉬움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낙담보다는 미래에 대한 다짐으로 이 주제를 품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한국 대선이 끝나고 상황과 전망에 많은 변화를 느낄 것 같다. 앞으로 운동 방향은 어떻게 되나?

윤은영: 정권 바뀐 이후로 많은 사람이 한국 정치에 대해 자괴감과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다. 패배주의도 없지 않다. 이런 과정 가운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에 먼저 충실해야 한다는 자각도 있었다. 당면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챙기는 것이 다시 일어서는 시작점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미주 한인 이민자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고민하고 할 일을 찾아보려고 한다. 미국 내 인종 갈등이나 총기 문제 등 당면한 이슈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으로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계속 진행되도록 더욱 힘써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미주 지역 진보 시민 단체 근황은 어떤가?

윤은영: 대선 이후 분위기 쇄신을 위해 시간을 갖는 분위기다. 대부분 지역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 진보 단체가 2개월에 한 번씩 모이는 ‘진보 네트워크 엘에이’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각 단체가 처한 상황이나 어려움을 나누고 사업 공유 등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한다.

추모제 포스터를 보여주고 있는 윤은영 대표(우), 박승석 서기(좌) (뉴스엠)
추모제 포스터를 보여주고 있는 윤은영 대표(우), 박승석 서기(좌) (뉴스엠)

내여사 근황과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박승석: 독서 모임과 영화 모임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독서 모임은 정해진 책을 읽고 2주에 한 번씩 만나 토론하는 방식이다. 최근에 토마스 피케티 “사회주의 시급하다"를 끝냈고, 장호종, 마틴 엠슨 등 다양한 학자가 함께 쓴 “기후 위기, 불평등, 재앙”을 다음 책으로 정하고 읽고 있다. 영화 모임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인다. 대개 독서 모임 주제와 관련 있는 영화를 보는데 독립적으로 영화 모임만 참여해도 괜찮은 모임이다.

이 밖에도 타 단체와 연대해서 연방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윤은영: 내여사를 소개한다면 회칙에 나오는 문구 하나를 인용하고 싶다. 회칙에는 내여사를 “한국과 미국 사회의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정의하고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면 좋겠다. 미국 와서 내여사를 알기 전까지 10년 정도 살았다. 아이들 양육하면서 가정과 교회에 오가며 정신없이 살았다. 큰 문제 없이 잘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지 행복하고 충만해야 하는데 뭔가 비어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항상 따라다녔다.

박근혜 퇴진 운동이 한창이었을 때 시위 현장에서 우연히 내여사를 알게 됐다. 독서 모임을 시작으로 여러 모임에 나가면서 점점 내여사 활동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게 됐다. 이후 언젠가 나도 모르게 비어있다는 느낌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빈자리가 결국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와 연대를 통해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줬다. 행사에 종종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데 특히 막내가 많이 따라왔다. 나중에 크면서 이 아이가 유독 다양한 가치와 관점에 더 많이 열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이 한계가 있는데, 내여사가 이런 공적이고 진보적인 가치에 대해 빈 부분을 채워준 거 같다.

내여사 참여 문의: peace21la@gmail.com

웹사이트 peace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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