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제조기’ 김문수 화려한 귀환, 뒷배는 전광훈 목사?
‘망언 제조기’ 김문수 화려한 귀환, 뒷배는 전광훈 목사?
  • 지유석
  • 승인 2022.10.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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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일성주의자” 등 연일 말 폭탄, 전 목사 ‘독한 말’ 답습
김문수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의 독한 말이 연일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다.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김문수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의 독한 말이 연일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다.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아래 경사노위) 위원장의 입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확실한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문제의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의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은 본인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고 말했다. 굉장히 문제가 많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발언했다. 

다음날인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김 위원장은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나갔다. 문 전 대통령을 여전히 김일성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 받자 이렇게 답했다.

“신영복 선생의 사상은 김일성 사상이고 김일성 사상을 자기 사상으로 아는 신영복 선생의 사상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김일성 주의자라고 봐야죠.”

김 위원장의 말 폭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는 2019년 자유한국당 주최토론회에서 ‘문재인은 총살감’이라고 한 발언에 대한 경위를 물었다. 김 위원장의 답변은 이랬다. 

“박근혜 대통령을 22년형을 했지 않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17년형. 이거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 이거는 너무 심하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훨씬 더 심하게 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투철한 노동운동가로 정평 났고, 꽤 영민하다는 찬사도 받았다. 그러나 그가 지금 쏟아내는 말들은 그냥 망언 그 자체다. 

그런데 그가 쏟아낸 발언의 진위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사실 그의 망언은 새삼스럽지 않다. 문재인 정부 시절 매 주마다 있었던 아스팔트 극우보수들의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의 망언이 익숙한 건, 그의 말 대부분이 사랑제일교회 담임인 전광훈 목사의 말을 그대로 ‘복붙’했기 때문이다. 

전광훈 목사 만나 ‘기사회생’한 김문수 

김문수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한동안 밀월관계였다. 사진은 지난 2019년 8월 15일 있었던 문재인 하야 전국민대회 모습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김문수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한동안 밀월관계였다. 사진은 지난 2019년 8월 15일 있었던 문재인 하야 전국민대회 모습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전 목사는 문재인 전 정부에 대해 독한 말을 쏟아 냈다. 전 목사는 공개 석상에서 문 전 대통령이 간첩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문 전 대통령이 간첩활동으로 20년 간 복역한 신영복 교수를 존경해서”다. 전 목사는 2019년 이후 줄곧 고 신영복 교수를 끌어와 문 전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매도했다. 

김 위원장이 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낙인찍은 근거 역시 고 신영복 교수에 대한 존경심이었다.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 위원장의 발언이 비슷한 이유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동안 김 위원장과 전 목사는 밀월관계였다. 

김 위원장은 20대 총선 직전까지는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대구수성갑에서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밀리며 낙선 한 후 완전히 존재감을 상실했다. 

한동한 잊혀졌던 김 위원장은 전광훈 목사의 집회에 참석하면서 다시금 존재감을 알렸다. 그리고 근묵자흑이라고 해야 할까? 그가 내뱉는 언어위 수위는 차츰 전 목사와 비슷해져갔다. 

김 위원장과 전 목사의 관계가 썩 매끄러웠던 건 아니다. 하지만 2021년 2월 김 위원장은 법정에서 “전광훈 목사님의 설교가 통쾌해 들으러 가는 것인데 사랑제일교회만 기소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전 목사를 감쌌다. 

당시 김 위원장과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은 2020년 8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방역지침을 어기고 대면예배를 강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전 목사를 변호하고 나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런 김문수를 경사노위 위원장에 앉혔다. 씁쓸한 건 그가 전광훈 목사와 협력하면서 새삼 존재감을 얻었고, 여세를 몰아 새 정부에 입성했다는 점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가 전 목사와 협력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발탁한 건 아닐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 스스로 “노동 현장을 잘 아는 분”이라고 김 위원장을 추켜 세웠다. 

그러나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이 암암리에 윤석열 정부의 외곽조직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김문수의 새 정부 입성에 전광훈 목사의 그림자가 드리운 건 부인할 수 없다. 

결국 김문수의 사례는 보수 정권의 외곽조직, 특히 보수 교회에 줄 대면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셈이다. 실로 씁쓸한 풍속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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