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똘아이
온라인 똘아이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3.08.1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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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사도행전(31)

3년 동안 계속해온 아둘람이 제 자리를 잡아서 평소에 생각하던 신학을 전공한 사람들 위주로 ‘신앙과 신학 사랑방’을 시작하게 되었다. 표어는 “길 잃은 양이 아니라 길 잃은 목자를 찾아서”이다. 왜냐하면 지금 이 시대는 길 잃은 목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보조 표어로 “누구나 올 수 있지만 아무나 올 수는 없는 모임”으로 정했다. 왜냐하면 3년 동안의 온라인 모임의 경험에서 일정한 수준이 유지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수요사랑방을 시작하고 인맥에 따라 사람이 모이다 보니 여러 분야에서 한 가닥씩 하는 이들이 모였다. 그러다 보니 신학교를 해도 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정규 신학대학도 문을 닫아야 하는 판이다. 그래도 직업적 목사를 길러내는 신학교가 아니라 신앙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신학교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생 다녀도 졸업장도 주지 않는 교회를 다닐 것이 아니라 일정한 코스를 마치면 졸업장을 받고 혼자서 신앙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는 신학교를 하면 영양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왜냐하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메뉴가 워낙 다양해서 판을 벌이면 뭔가 될듯한 착각(?)이 생길 정도이다.

그런데 ‘수요 신앙과 신학의 사랑방’을 시작하면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온라인 똘아이의 출현이다. 온라인 똘아이는 어떤 사람인가? 온라인 똘아이는 말이 많거나 주책이거나 모자라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나 온라인에서 똘아이가 될 수 있지만 특별히 전공 분야에 내공이 깊거나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똘아이가 되기 쉽다. 온라인에서 한 두번 만나고 끝나는 세미나나 회의에서는 똘아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정규적으로 만나는 모임에서는 누구나 자칫 잘못하면 똘아이가 될 수 있다.

3년의 경험에서 얻게 된 온라인 똘아이가 되는 비결이다.

첫째. 자기는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말하지만 주제나 이야기의 흐름에 관계 없는 말을 한다.

둘째. 하나마나한 상식적인 이야기를 진지하게 한다.

셋째.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 보다는 내 기분에 좋은가 아닌가로 판단한다.

물론 이런 사례는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온라인에서는 한 번 말을 시작하면 전체가 듣지 않을 수가 없고 도중에 제 3자가 말을 끊기 어렵다. 그래서 온라인 똘아이가 나오기 쉬운 것이다.

왜냐하면 오프라인에서는 상대방이 얼굴 한번 찡그리는 것만 보아도 눈치를 챌 수 있지만 모니터 앞에서는 감을 잡기 어려워 일방적인 판단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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