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모임의 쥐
온라인 모임의 쥐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3.08.2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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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도행전(33)

코로나 사태는 인간 즉, human being을 being digital이 되게 했다. ‘만나서 해결’하는 길을 ‘만나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었다. 인간끼리는 그러나 익숙치 않은 비대면이 시작되었지만 원래 신은 비대면이었다. 그 동안 인간들 중에는 비대면으로 만나야 하는 신을 대면해 보겠다고 용을 쓴 사람들이 많았지만 대부분이 헛발질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마치 신이 대면해 있는 것처럼 악을 쓰고(통성기도) 발광을 한다.

백부장이 예수가 병든 하인을 고치려 자기 집까지 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말씀만 하면 된다고 했다. 즉 비대면으로도 된다는 것이다. 사실 백부장은 예수를 만나러 오기도 전에 비대면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예수의 얼굴을 본 적이 없고 소문만 들었었다. 그는 오프라인 신자가 아닌 온라인 신자였다. 예수가 바로 가까운 동네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하인이 병이 들자 예수를 찾아왔다. 이만하면 최초의 사이버 신자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사실 비대면의 신은 몸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대면 모임을 3년 동안 해본 결과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그 중 가장 취약점은 통제가 안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모임은 대부분 제 발로 찾아온다. 그러므로 개성도 다양해서 캐릭터가 분명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소통능력이다. 소통 능력이 부족한 사림은 남들에게 스트레스를 느끼게 만들면서 본인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신학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이 아닌 현실에서 교회는 돈과 사람 숫자가 필수적이지만 여러 가지 사건을 겪고 보니 돈과 숫자에 메어 달릴 필요가 없는 온라인 모임은 신앙을 주제로 하는 친교단체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므로 자기 통제가 잘되는 사람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특이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을 때 유형무형의 구속력이 있는 교회와는 달리 통제를 할 방법이 없다는 약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도 서로 다를 수 있는 법이다. 온라인에서만 이루어진 단체는 이견이 심할 경우 만나서 조절할 수가 없고 일방적으로 주장을 할 때 막을 수가 없고 또 언제든 수 틀리면 일방적으로 대화를 끊어버릴 수가 있다. 차라리 나가버리면 괜찮은데 나가지도 남아서 계속 자기 주장을 펴면 방법이 없다. 세상 어디에 가나 남과 잘 조화를 못 이루고 문제를 만드는 사람은 있는 법이다. 불행한 일은 본인은 전혀 자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온라인공동체가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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