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먹방, 왜 쯔양만 갖고 그래?
수산물 먹방, 왜 쯔양만 갖고 그래?
  • 김기대
  • 승인 2023.09.14 08: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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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으로 읽는 시사 이슈)주일 미국대사와 국힘의원의 먹방에 주목하라

#주일 미국대사와 국힘의원의 먹방이 심각#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에서 무려 867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쯔양이 후쿠시마 원전 폐기수 방류로 민심이 잔뜩 예민해져 있을 때인 지난달 25 ‘팔뚝만한 킹타이거 새우장 5마리와 연어장 2 먹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가 논쟁의 중심이 섰다. 한 술 더 떠 일본 주류 업체인 산토리홀딩스의 하이볼 음료를 후원받았다는 점이 비판에 불을 질렀다. 왠만한 중소기업 규모의 수입 규모의 구독자수를 가진 사람의 영향력을 감안해도 ‘폭식’으로 시선을 끄는 유튜버를 향한 비난 치고는 과했다는 느낌은 있다. 게다가 방류의 영향력이 아직 한국 해안에 닿기 전이었다.

하지만 지난 2 4.6, 3.1㎏짜리 킹크랩 2마리와 가리비 500g가량을 구입해 먹는 수산물 먹방을 올렸다. 이건 다소 의도적으로 보인다. 비판을 받으면 비뚤게 나가는 정부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나 할까? 수많은 구독자수를 가진 데서 자신감일까? 시사 유튜버도 아닌 사람에게 진영을 묻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지만 그가 의도적으로 진영 싸움에 뛰어든 의심을 지울 없다.

인기 먹방 유투브 쯔양의 한 장면, 뒤로 협찬받은 일본산 주류가 보인다
인기 먹방 유투브 쯔양의 한 장면, 뒤로 협찬받은 일본산 주류가 보인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플로랑 켈리에는 그의 ‘제 7 죄악,탐식’(박나리 옮김, 예경)에서 탐식을 인류 최초의 죄로 본다. 탐식이란 가톨릭 교회의 7죄종’인 Superbia(교만), Avaritia(인색), Invidia(질투), Ira(분노), Luxuria(음욕), Gula(탐욕), Pigritia(나태)  탐욕이다.  라틴어 Gula 식탐의 의미이지만 탐욕으로 번역된다.

플로랑 켈리에는 에덴 동산에서 하와가 선악과를 먹는 행위가 탐식이었다고 주장한다.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했던 열매를 통해 하와는 단순히 ‘미식’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눈이 밝아지기를 소망했다는 점에서 탐식은 다른 의도를 갖는다는 것이다. 하와는 입맛이 아니라 하나님 같은 권력을 갖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주장은 단테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단테는 연옥 중에 탐식을 한 자들이 있는 곳에서 '"너희가 이 나무의 열매를 따먹으면 죽으리라"는 음성을 듣는다.

따라서 중세 교회에서 탐식은 권력을 비판하는 도구가 되었다. 단테는 그의 ‘신곡’ 연옥편에서 탐식의 죄를 다룬다. 연옥편 24곡에서는 귀족, 부르주아, 추기경, 교황에게까지 탐식의 죄를 물었다. 중에서 교황 마르티누스 4세는 구체적인 사망원인까지 다룬다. 구엘프(교황을 지지하는파, 단테는 편에 섰다) 기벨린(로마황제를 지지하는 ) 사이의 다툼에서 마르티누스 4세가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자 교황이 머물던 오르비에토의 시장과 마찰했다. 그곳에 이상 머물기가 어려워진 교황은 오르비에토를 떠나 페루자로 옮겨갔다. 이듬 해인 1285 3 25 부활주일 미사를 끝내고 동료 신부들과 식사를 하던 급체 증상을 보여 3일뒤 별세했다. 교황파(구엘프파)였던 단테는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인 교황을 탐식의 죄를 지은 사람으로 규정했다. 왜냐하면 마르티누스가 부활절 식사에서 먹은 음식이 이탈리아산 와인에 뱀장어를 담근 이탈리의 명물 이었기 때문이다. 단테는 이렇게 쓴다.

“베르나챠의 포도주에 볼세나의 뱀장어를 담가 먹은 죄로 탐식의 벌을 받은”(연옥 24)사람이라고.

이런 전통 때문에 중세 교회부터 ‘굴라(탐식)’는 욕설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굴라는 ‘타락한’, ‘반사회적인’의미로 쓰였고 글루통(glouton) 파생어 glot, glou ‘걸신, 아귀’ 아니라 ‘타락한, 방탕한’의 뜻도 가지고 있다. 글루통이 여성에게 사용되는 경우 창녀를 뜻했다.

탐식(폭식) 이처럼 반사회적인 의미로 통했다.

유튜버 쯔양이 논쟁의 중심에 섰을 즈음에 개의 먹방이 있었다. 하나는 주일 미대사인 이매뉴얼이 후쿠시마를 방문해 후쿠시마 해산물을 먹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일 어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을 스스로가 후쿠시마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는건데 이런 행위야 말로 에덴동산에서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는 행위처럼 미식이 목적이 아니라 권력이 목적인 행위라고 밖에 없다. 미국 대사까지 와서 먹방을 정도라면 이건 수산물의 안전 증명이 목적이 아니라 일본의 방류를 허용함으로써 얻으려고 하는 미국의 정치적 목적이 다른 있다는것을 자인한 셈이다.

게다가 그가 먹으면 안전이 증명되는 것인가?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 누적되어 언제 부작용이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방사능 오염 상태에서 아이를 갖게 되면 유전적인 징후도 나타날 수 있다. 현상태에서 무의미한 ‘쇼’를 벌이는 이면에는 핵폐기수 방류를 반대하는 한일 국민에 대한 근원적이 모멸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진보적인 도시 시카고에서 시장을 지낸 민주당 인사가 아니었던가? 그의 아버지는 이스라엘의 독립을 추구한 무장시온주의 단체 ‘이르군’과 관련이 있고 그의 어머니는 민권운동가로 로큰롤 클럽을 운영하던 개방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삼촌은 아랍인에게 살해되었는데 삼촌을 기리기 위해 삼촌의 이름을 모든 가족이 성을 이매뉴엘로 바꾸었다. 이런 집안 배경에서 자랐다면 소수민족이나 작은 자들에 대한 배려가 생기는 법인데 이번 먹방은 ‘검증 부실로 수산물에 누적될지도 모를 방사능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완전히 멸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하나의 먹방은 국민의 의원의 단식중인 이재명 조롱하기 먹방이다. 정치 개혁을 위해 단식중인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장에 멀지 않은 곳에서 이름도 의원이 수산물을 먹으며 먹방을 하다가 비난에 부딪히자 수산물 상품 판촉 행사로 급하게 바꾸었다. 나라의 국회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이런 해프닝을 벌이는가? 해프닝은 한국의 보수정당이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장 앞에서 폭식 투쟁을 벌이던 일베의 행위에서 발도 나가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정치가 투명하지 못하면 음모론이 왕성해진다. 쯔양사태는 이런 짓을 덮기 위한 물타기 수법이라는 음모론도 생각해 봄직 하지만 그건 아닐 것이다. 다만 이런 음모론이 발호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유튜버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진짜 심각한 먹방을 하는 정치인들을 부릅뜨고 바라보면서 그들의 저의를 파악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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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2416 2024-01-20 02:33:31
빨간당 열성 지지자인 내친구도(이기회에)저렴해진 수산물 많이 사먹겠다고ㅋ야.평소 얼마나 자주 먹었냐?돈이나 있고? 찍소리 못하고 깨갱ㅎ http://kin.naver.com/qna/detail.naver?d1id=4&dirId=40502&docId=448690803&page=1#answer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