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한인 정신건강 문제, 성직자 & 전문가 공동대응 방안 찾아
심각해지는 한인 정신건강 문제, 성직자 & 전문가 공동대응 방안 찾아
  • Michael Oh 기자
  • 승인 2020.01.04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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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카운티 정신건강국(LACDMH) 지원으로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Korean Clergy Roundtable) 회원 모집

[뉴스M=마이클 오 기자] 최근 지역 사회에 만연한 정신건강 및 자살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종교지도자와 현장 전문가가 함께 연대하는 프로그램이 열려 관심있는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Korean Clergy Roundtable)에서 2020년을 맞이하여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은 LA 카운티 정신 건강국(LACDMH)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교 및 전통의 지도자와 사역자가 매달 1회 만남을 통해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LA 카운티 정신건강국 직원과 코리언 클러지 라운드 테이블 멤버
LA 카운티 정신건강국 직원과 코리언 클러지 라운드 테이블 멤버

전문성과 현장성의 조화 

LA 카운티 정신 건강국 안정영 코디네이터는 “2016년 시작된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은 정신 건강 영역의 전문 지식과 자원을 종교 기관의 현장성에 연계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개선의 노력과 결과를 만들어왔다”고 전했다. 이런 시도는 정신 건강 이슈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도전 때문에 생겼다. 정신건강 관련 현장 전문가는 풍부한 지식과 자원이 있지만, 정신건강 서비스가 필요한 사용자를 만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신 질환이나 문제를 가진 사람이 스스로 서비스를 찾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성직자는 반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한인 교회와 같은 종교 기관은 다양한 삶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그만큼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정신 건강과 자살 문제는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이슈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접하는 성직자가 적절한 훈련과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정신 건강과 자살 문제는 전문적인 지식과 훈련이 필요한데, 바쁜 사역 가운데 이런 능력을 갖출 기회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러지 라운드테이블은 이런 양쪽의 문제를 연대와 협력을 통해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플랫폼이 된다고 한다. 현장 전문가는 성직자를 통해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 지도자 또한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과 자원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사역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성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의 창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성직자들은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이 자신의 사역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고 또 적지 않은 위로와 용기도 주었다고 전했다. 나승렬 목사는 지난 12월 2일 열린 한인 정신건강 정보 한마당에서 “과거 사별 후 자살 충동을 겪는 내담자를 상담한 경험이 있다"며 "자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기도 했지만, 당시 적절한 준비가 부족하여 적잖게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정신 건강국을 찾아 이런 상황에 대한 지식을 쌓고 훈련을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목회자 역시 정신 건강에 관한 지식과 준비가 부족하며 적절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은 이런 필요를 채울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다양한 신앙과 전통을 가진 성직자가 현장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나눌수 있기 때문이다. 

모임 멤버로 꾸준히 활동해온 김효철 목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목회와 사역에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며 “실제 목회 현장에서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를 접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도움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에 나오면서 필요한 도움과 훈련도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주변에 이런 도움과 자원이 많이 있었다는데 놀랐다"고 했다.

그는 또 "많은 자원과 도움이 있는데도 이를 몰라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안타깝게 다가왔다. 그래서 이 모임을 계기로 한인 사회의 정신 건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자원과 도움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했다. 그 결과로 Good Life Care Resource Center를 열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정신 건강 영역 뿐만 아니라 이민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하는 종합 리소스 센터로 발전 중이다. 그는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이 없었다면 이런 길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인트 제임스 성공회 교회 김요한 신부도 모임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노숙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사역을 하다 보니, 낙심하거나 고립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하지만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위로와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그는 또 "사역자 내면의 건강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현실과 망상의 경계를 오가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은 그리 평화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클러지 라운드테이블은 이런 경계에 서 있는 사역자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 자칫 고립감과 무력감에 빠질 수 있는 이에게 동료 사역자와 현장 전문가와의 교류는 혼자라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 모집 안내문> 

LA 카운티 정신 건강국 (LACDMH) 코리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LACDMH Korean Clergy Roundtable 에 참가할 한인종교사역자를 초대합니다. LA 카운티 정신 건강국 (LACDMH) 코리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LACDMH Korean Clergy Roundtable)은 정신건강 전문가와 교계 사역자가 철저한 비밀보장하에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정신질환 관련 토론과 교육, 그리고 리소스를 나누는 소그룹 모임입니다. 실제 정신 문제가 있는 교인들에게 서비스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총 인원은 14명(사역자와 전문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월 네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LA 카운티 정신건강국 ‘피어 리소스 센터(Los Angeles County Department of Mental Health Peer Resource Center, 560 S. Vermont Ave, LA)에서 모입니다. 회원은 LA카운티 정신 건강국 (LACDMH) 코리언 클러지 라운드 테이블(LACDMH Korean Clergy Roundtable) 담당직원의 면접을 거쳐 선발합니다. 함께 동참할 사역자의 자격요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 LA 카운티 정신건강국 코리언 클러지 라운드테이블 가입 자격요건

정신건강혹은 질환에 관심이 있으시고 현재 교인을 두고 직접 사역하고있는 ‘현장사역자’

6개월내지 1년간 매월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사역자

문의는 회의 운영 담당직원 Jung(Young) Ahn(안정영), LCSW at Jahn@dmh.lacounty.gov 혹은 (213) 738-2943 & Joo(Eric) Lee(이주호), LMFT at Joolee@dmh.lacounty.gov 혹은 (213) 738-2907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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