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와 프로이트의 치열한 논쟁, 그 승자는?
루이스와 프로이트의 치열한 논쟁, 그 승자는?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8.13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10일에 초연한 연극 [라스트 세션] 잔잔한 돌풍 일으켜

[뉴스M=황재혁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한때 극심한 어려움을 겪은 연극계에서 [라스트 세션]이 조용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10일 초연한 [라스트 세션]은 C. S. 루이스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가상 논쟁을 다루고 있는데, 화려한 볼거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예매율이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현재 [라스트 세션]보다 인기 있는 연극은 [어나더 컨트리]와 [레미제라블] 정도이다.

 

 

연극 [라스트세션]의 포스터(사진=YES24 제공)
연극 [라스트세션]의 포스터(사진=YES24 제공)

 

 

연극 [라스트 세션]은 1939년 9월 3일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한다. 이날은 역사적으로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를 상대로 전쟁하기로 결정한 날인데, 옥스퍼드 대학의 젊은 교수인 C. S. 루이스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초대를 받고 그를 찾아간다. 죽음과 전쟁의 공포가 드리운 가운데, 이 두 사람은 종교와 인간, 고통과 삶의 의미 그리고 신의 존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쟁을 이어간다.

 

지난 7월 국내에 초연한 [라스트 세션]은 오경택이 연출을 맡았고, 프로이트 역에는 신구, 남명렬, C. S. 루이스 역에는 이석준, 이상윤이 각각 배역을 맡았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쓴 Freud's Last Session을 원작으로 한다. 2009년 베링턴 스테이지 컴퍼니(Barrington Stage Company)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2010년 뉴욕 초연 무대를 성공적으로 올린 뒤 오프브로드웨이에서 2년 간 총 775회의 롱런 공연을 기록했고, 2011년 오프브로드웨이 얼라이언스 최우수신작연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맨드 M. 니콜라이가 프로이트와 루이스의 세계관을 비교해서 쓴 책(사진=홍성사 제공)
아맨드 M. 니콜라이가 프로이트와 루이스의 세계관을 서로 대조해서 쓴 책(사진=홍성사 제공)

 

 

마크 세인트 저메인이 Freud's Last Session의 대본을 쓸 때, 그는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The Question of God 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 책은 한국에는 [루이스 VS 프로이트]란 제목으로 지난 2014년에 홍성사에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아맨드 M. 니콜라이는 하버드 의대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하버드 의대 부속병원)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인데, 이 책에서 루이스의 유신론 세계관과 프로이트의 무신론 세계관을 서로 대조하며 각각의 세계관이 창조자, 양심, 행복, 고통, 죽음에 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했다.

 

프로이트와 루이스는 당대 최고의 지성이었지만, 종교와 관련되어서는 서로 상반된 삶의 궤적을 그렸다. 프로이트는 1856년 체코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무신론자가 되었고, 루이스는 1898년 영국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무신론자였지만, 회심 이후에는 기독교 변증가로 활동했다. 역사적으로 프로이트와 루이스가 만나서 논쟁을 벌였다는 기록은 없지만, 연극 [라스트 세션]은 The Question of God을 모티브로 삼아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루이스와 프로이트의 가상 논리 대결을 연극무대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현재 [라스트 세션]은 대학로에 위치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공연하며, 오는 9월 13일까지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관객은 마스크를 쓰고 연극을 관람해야 하며, 연극은 인터미션 없이 90분간 진행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