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도행전(8)-셀프온라인성찬식
온라인 사도행전(8)-셀프온라인성찬식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2.12.0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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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오프라인 세상을 창조했지만 인간은 온라인 세상을 창조했다.

그러나 온라인 세상을 만든 인간을 만든 원천기술은 신에게 있었으니 온라인 세상도 결국 신의 창조의 세계인 셈이다.

그러므로 아둘람이 온라인 공간에서 신앙공동체를 하는 것도 신의 창조의 작업에 동참하는 것이다.

예식이 없는 종교는 없다.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예식은 성찬식이다.

그러나 성찬식이 잘못 행해지고 있다. 평범한 떡과 포도주를 갔다가 신비하게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서 분위기를 잡는가하면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청승을 떨기도 한다.

그러나 성찬식의 오리지날인 최후의 만찬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면 '먹는 것이 남는 것(기억 속에서)'이라는 것이었다.

즉 예수가 제자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거스틴은 기독교사상사에서 기억이 갖고 있는 위대한 신학적 의미의 깊이를 탐구한 첫 신학자였다.

"그러므로 당신을 알게 된 후, 당신은 나의 기억 속에 머무르시며, 당신을 상기하고 당신을 기뻐할 때 당신을 거기에서 발견합니다."

그의 참회록의 한 구절이다.

예수는 ‘기억만이 남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잘 아셨기 때문에 아무리 머리 나쁜 인간이라도 확실히 당신을 기억하도록 ‘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시범을 보이신 것이다.

비대면 형편상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성찬식은 많이 하지만 전부 집례자가 집례를 하고 회중은 수동자적으로 참여하는 전통적인 성찬식이었다. 그러나 아둘람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세계 최초의 성찬식(?)을 했다. 즉 목사가 일방적으로 집례를 하는 것이 아니라차례로 회중이 배병과 배잔을 차례로 다음 사람에게 권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나와 그리스도와의 ‘만짐과 만져짐’ 뿐만 아니라 비대면 상황에서의 형제 자매 끼리 영적인 ‘만짐과 만져짐’의 방법으로 성찬식을 하는 것이다.

내가 본 바로는 이런 원칙이 가장 잘 표현되는 곳은 동성애자들의 교회였다. 동성애자들의 교회인 메트로폴리탄 교회의 성찬식 분위기는 일반교회의 성찬식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왜 그럴까? 그들은 이 세상에서 다수에 의해 포위되어 있는 소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성찬식은 진지하다.그들은 몇 사람이 함께 나와서 포옹을 하면서 기도하고 성찬을 한다.

영원한 소수자일 밖에 없는 동성애자들에게는 성만찬이 그야말로 그들을 하나 되게 하고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참으로 은혜와 감격의 성찬을 경험했었다.

그래서 아둘람에서는 내가 포도주와 빵을 먹은 뒤에 타인에게 나누어 주는 방법으로 성찬을 통하여 영적인 어루만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무언진행이 사실상 힘들기에 집례자 보다는 안내자(Usher) 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아둘람에는 성공회 사제인 김웅재 형제가 있어서 안내자 역할을 맡았다.

비록 실험적인 시도라서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런 점을 고치면 영적으로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사도행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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