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없는 예배
설교 없는 예배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3.01.15 04: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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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도행전(11)

기독교에서 설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설교만큼 문제가 되는 것도 없다. 나는 먹고 사는 일과 전혀 상관이 없는 설교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 그런가 하면 모든 것을 먹고 사는 일로 연관을 짓는 설교도 있다.

이를 테면 순복음류의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의 도깨비 방망이 설교이다.

그런데 이런 설교는 정작 설교를 듣는 사람이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설교를 하는 사람이 돈이 되는 법이다.

설교라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제법 치밀한 논리와 확신을 가지고 설교를 한다고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공허하고 관념적인 언어로 말장난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잘못 들은 설교의 독이 빠지지 않아 평생 고생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무엇보다 이 독이 위험한 것은 마취성이 있어서 자신이 독에 물들었는지 모르게 만드는 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 양구에서 목회를 할 때 였다.

양구에서는 배를 타고 소양호를 건너 춘천으로 나가야 한다. 하루를 춘천을 나갈 일이 있어 배 터에서 교인이 경영하는 중국집 배달사원인 철가방 소년을 만나서 옆 자리에 앉게 되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갔다. 한 참을 가다가 철가방이 쭈뼛쭈뼛 하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목사님! 뭐 하나 물어 봐도 되요?”

“그럼 되고 말구”

“교회 안 다니면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지옥 가나요?”

당시의 내 처지로서는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는 곤란한 질문이었다.

곤란 할 때는 말을 돌리는 것이 수다. 그래서

“누가 그래?” 했더니

“목사님이 그러시던데요?”

“내가? 언제?”

내용인즉 이랬다. 우리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는 기간에 철가방이 교회 옆 군청에 배달 왔다 가 낮 시간에 부흥강사가 설교 하는 소리를 창문 밖으로 들었던 것이다.

내부단결용으로 우리끼리 예수 잘 믿자고 한 이야기가 그만 보안이 새서 외부인이 담 밖에서 들었으니 탈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날 나는 귀한 것을 배웠다. 설교는 지나가던 잡상인이 들어도 무리 없이 이해가 되어야 한다고. 저희들만 아는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교회를 오랜 다닌 사람, 기독교 문화, 기독교 상식을 갖춘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닌 일상 상식적 용어여야 할 것이다.

 

아둘람 온라인 공동체는 ‘말이 많은 동네’이다. 설교를 듣기만 하는 시중의 교회들이 ‘귀만 발달한 동네’라면 토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둘람공동체 예배에는 설교 대신 누구나 돌아 가면서 신앙적 ‘담화’를 한다. 10분 내외로 누구나 돌아가면서 의무적으로 해야 해서  40호봉 목사인 내 순서도 4개월에 한 번 정도 순서가 돌아온다.  담화 후 30분 정도 토론을 하는데 귀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매번 담화 때마다 기대를 하게 되고 결과는 항상 기대 이상이다. 가장 큰 이유는 보통 4 달에 한 번씩 차례가 돌아와서 준비를 할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목사들도 여러 명 참여를 하지만 목사 보다 평신도가 담화를 할 때가 더 귀한 내용들이 많아서 한 마디도 버릴 말이 없다. 왜냐하면 평생에 걸친 신앙의 결정체가 녹아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수준이 높은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 번은 아둘람의 분위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길거리 노방전도 수준의 막무가내 신앙관을 강력하게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잘 들어주고 성숙하게 토론을 했다. 바로 신앙에 관해서 어떤 자세도 포용하고 대화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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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ㄷㄱ 2023-03-29 00:34:28
한국교회의 큰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글입니다. 목사들은 세상 것만 이야기 하고 성도들도 제 자식, 제 사업, 제 가족만 잘되길 바라고 그렇게 기도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고난을 주시면 이런 하나님 필요없다 하며 떠나기도 하지요.

"나는 먹고 사는 일과 전혀 상관이 없는 설교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 라고 하신 지성수 목사. 이런 사람들이 강단에서 먹고 사는 일만 말하고 하늘 나라 소망에 대해 설교하지 않으니 한국 교회는 더욱 더 물질 위주로 변하고 또 이런 글을 오랫동안 메인 칼럼란에 소개하는 이 신문도 거기에 한 몫을 하는 겁니다. 성경은 먹고 사는 일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요즘 목사들이 복음을 안가르친다고 개탄하던 우리 담임목사님의 말씀이 다시금 마음을 아프게 찌릅니다...

이충현 2023-03-16 12:23:40
교회 안다니면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지옥에 가다니.... 이게 진리 아닌가요? 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건지, 이게 왜 설교의 독인지 전혀 설명을 안하고 그냥 넘어가네요.
예수를 통하지 않고는 천국에 갈 수 없다고 성경에 나와 있습니다. 우리 나름대로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 죄인입니다. 하나님은 머리속으로 음란한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죄가 된다고 하시는 100% 순수하신 선이시기 때문에 그 앞에서 아무리 "나름대로" 착하게 살아봤자 죄인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교회 안다니면 예수님을 모르고 그래서 지옥에 갈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