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지 말아야 한다.
만나지 말아야 한다.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3.02.24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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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도행전(17)

인류는 최근 명년간 Untect의 시대를 통과했다. 접촉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인간은 한 생명체였던 어머니와 탯줄을 끊으면서부터 다른 생명체와 접촉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런데 다른 인간과의 접촉이 제약을 받을 때에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판데믹 시대에 살아 남는 방법은 나와바리를 좁혀서 사는 것이다.

그러나 행동반경이 넓다고 해서 그 사람의 세계가 넓은 것도 아니고 심심산골에 틀어 박혀 산다고 해서 그 사람의 세계관이 반드시 좁다는 법도 없다. 왜냐하면 세계란 어떤 사람에게는 우주 전체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겨우 자기가 오감으로 경험하는 세계에 국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세계가 얼마나 넓은가 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느냐 하는 것 보다는 얼마나 부지런히 사고를 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몸은 움직일 수 없지만 생각은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생각은 어떻게 생기나? 보는 것에서 생긴다. 하지만 보는 눈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다. 전체 중의 부분만을 파악할 수 밖에 없다. 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보는 것에 갇혀서 산다. 이처럼 인간이 인식한다는 것은 모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두지 않고 부분이라는 틀, 인식의 틀 속에 가둔다.

Untect의 시대에 인류는 ‘만나면 안 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이 무슨 재앙인가?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온라인 세계가 생기고 나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만일에 온라인이 없었을 때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다면 지구는 벌써 멸망했을 것이다. 지금 인류가 사는 길은 대면하지 않고 소통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천만 다행히도 정보통신의 발달로 여러 가지 방법이 생겼지만 그것과 상관이 없는 ‘영적인 소통’도 있다.

영적 세계에도 이기적인 세계는 분명히 있다. 기독교에서만 보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불경기에 들어선지 오래되었는데 유독 재미를 보던 오순절파(국산은 순복음)라는 것이 있었다. 왜냐하면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자기 자신의 문제에 국한하는 샤마니즘적인 종교는 어느 문명권을 막론하고 영업이 될 수 있는 법이다. 비록 그런 종교는 역사나 사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났다. 젊은이들이 마약에 빠지는 것 보다는 훨씬 좋지 않은가?

이 시대의 가장 위험한 철학자 슬로보예 지젝이 다른 철학자들이 아직 궁시렁거리고 있는 동안 지젝은 펜데믹 상황에 대하여 3권의 책을 썼고 이번에는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에서 단호하게 결론을 내렸다.

한 마디로 모두가 판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지만 “그것이 해답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즉 “낡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꿈꾸는 대신 새로운 일상을 건설하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길로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제 옛날 같은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를 감기처럼 곁에 두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이제는 무슨 일을 하더라도 사람을 덜 만나고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 산업 전반의 대변화가 불가피하다. 무슨 일이든 모여서 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모이지 않고 일을 하느냐에 관건이 달렸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한다.”는 옛말이 있지만 지금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지 말아야 한다.”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이니만큼 가득이나 직업이 생각하는 것인데 밥 먹고 할 일이 없으니 별 생각을 다하게 된다.

인간도 동물의 일종이다. 그런데 지금 인간은 지구가 생성(혹은 창조)된 이래 어떤 동물도 겪어 보지 않았던 특별한 조건에 놓여 있다. 동물은 서로 조우하지 못하도록 강제되거나 스스로 피해 본 적이 없을 터인데 인간은 지금 서로 피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참으로 우주적 이상현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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