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손, 마이더스 손
마이너스 손, 마이더스 손
  • 백의흠 목사
  • 승인 2023.03.02 0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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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밥을 안쳐 놓고 고구마를 삶아 놓고 기도를 한다.
그것만 하면 아침에 나 할 일은 다 한다.
그러면 아내는 일어나서 아침과 점심에 먹을 것들을 준비한다.

어제 저녁에 아내가 나에게 삶은 고구마가 많이 남았으니 오늘 아침에는 조금만 삶아 놓으라고 했는데 내가 평상시에 하던 만큼 삶아 놓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고구마가 많은 것을 보고 "말도 지지리 안 듣는다"고 한마디 한다.
어제 고구마는 식어서 따뜻하게 만든다고 데어 놓고 뚜껑을 열다가 뜨거운 김에 손목이 데어 손목이 빨갛게 변하고 쭈끌쭈글해 졌다.
잠깐 김에 덴 것인데 가볍지가 않다.
아프다고 계속 투덜된다.
내가 후시딘을 발라 주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나는 재수가 없어도 은영이는 재수가 좋아야 하는데. 그 덕분에 내가 지금까지 사는데"

지금까지의 나의 삶이 그런 것 같다.
나는 세상적인 말로 말하면 소위 재수 없는 사람이다.
안 다칠 것도 내가 하면 다친다.
저절로 될 것도 나에게는 안 된다.
잘 나가다가 나에게 와서는 막힌다.
그리고 환경과 여건이 나에게 불리하고 나쁜 방향으로 많이 흘렀다.
그래서 내가 가진 능력이 많이 사장되고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살고 있고 잘 살고 있다.
더구나 일이 잘 안 풀리는 내가 결혼하고 이만큼 잘 살고 있다.
내가 생각할 때도 아내는 복덩어리이고 나는 재수 옴덩어리 같다.
내가 사는 것이 하나님께서 아내를 내게 붙여 주셔서 사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가?

아내는 항상 나에게 "당신은 마이너스의 손, 나는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말한다.

아침을 먹으면서 아내가 나보고 고구마라고 한다.
고구마처럼 먹으면 목이 막히는 사람.

아내는 말한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자기를 주셨는지 알았는데 그게 아닌 가 봐, 자기를 더 사랑하셔서 나를 만나게 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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