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능력부족
가스라이팅 능력부족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3.09.0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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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도행전(35)

3년 동안 온라인 모임을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가운데 가장 특이한 것은 내가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모임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장문의 글을 용감무상하게도 페북에 썼던 일이 있었다. 

그래서 가스라이팅에 대하여 인터넷에서 서치를 해보았더니 대부분이 피해자에 관한 내용이었고 가해자에 대한 내용은 찾기가 힘들었다. 가해자의 기초적인 조건으로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자신과 가깝고 친근한 대상을 통제하고 조작하려는 욕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을 냉정하게 생각해 보았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을 통제하고 조작할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스라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심리적 조종’이다. 그런데 심리적 조종을 하려면 목표에 대한 집착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에 집착했을까? 생각해보니 집착했던 것이 분명히 있었다. 모임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임의 장애나 지장이 생기는 일에 대하여 남보다 큰 책임감을 느끼고 반응했었다. 그럴 때에 문제점을 보지 못하거나 덜 느낀 사람은 나의 태도에 대하여 예민하다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온라인 공동체의 특징은 오프라인 보다 시간적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의사전달이 효과적이지 않으면 안된다. 온라인 문화의 속성은 제어를 할 수 없고 충분히 정보가 유통될 수 없는. 만나서 대화를 하면 풀릴 수 있는 문제도 온라인상에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마치 전투에서 정규군이 게릴라를 소통할 수 없는 경우와도 비슷한 성격이다.

그런데 한 개인이 무차별하게 자기가 전하고 싶은 정보를 쏟아낼 때 막는 방법이 없다. 즉 대면 교회에는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는 치리가 있지만 온라인에는 치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똘아이(조절되지 않는 사람) 앞에서는 예수도 어쩔 도리가 없는 셈이다.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 전체 회원들에게 심각한 내상을 입히게 되고 끝내는 회원들 사이의 감정적, 정서적 조화를 연대해 나갈 수 없게 만든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간혹 제동을 걸었던 일이 가스라이팅으로 해석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만큼 볼 수 있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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