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교수가 총신대 총장이 된다면...
시각장애 교수가 총신대 총장이 된다면...
  • 편집부
  • 승인 2019.02.28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신대 사회복지학과 이재서 교수 최종 2인 후보에 올라
밀알선교단 등 장애인사역에 적지않은 업적 이뤄

김영우 전 총장의 구속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던 총신대가 최근 2명의 총장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그 중 사회복지학과 이재서 교수는 시각장애인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신대는 지난 26일(한국시간) 7명의 총장 후보에 대한 인터뷰와 함께 투표를 진행했으며, 이중 이재서(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이상원 교수(신학과)가 최종후보로 선정됐다.

각 후보에 대한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재서 교수는 1차와 2차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신대 재단이사회는 두 명의 후보중 한 명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김영우 전 총장이 교육부 소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라 최종 결정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서 교수(뉴스 M 자료사진)
이재서 교수(뉴스 M 자료사진)

실명은 축복이었다. 1%가 나를 살렸다.

총신대 총장 최종후보에 오른 이재서 교수는 한국 장애 사역에 적지 않은 업적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라남도 시골(승주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재서 교수는 15살에 열병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었다. 실명 선고 후 자살을 기도하는 등 방황의 시간을 보냈지만, 신앙을 통해 영안(靈眼)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점자를 통해 학문에 정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후에 그는 자신의 저서 <내게 남은 1%의 가치>(토기장이)를 통해 “실명은 축복이었다. 내게 남은 1%가 나를 살렸다. 실명이 아니었으면 지금도 계속 농사를 지었을 거다 ”는 고백에서 볼 수 있듯 그는 아픔을 축복으로 이어나갔다.

1979년 총신대 3학년 때 한국밀알선교단을 창립했고, 이후 유학길에 올라 템플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행정 석사(M.S.W.), 루트거 대학에서 박사학위(Ph.D)를 취득하면서 장애인들을 향한 자신의 소명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는 유학중에 필라델피아를 시작으로 워싱턴, LA, 뉴욕 등 미국 전역에 밀알 지부를 세웠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밀알들을 통합해 세계밀알연합회를 출범시키는 등 장애인들을 위해 적지 않은 업적을 이뤄냈다.


총신대는 계속되는 비리와 스캔들, 극보수적 신학 등으로 교계의 구설수에 끊이지 않고 올랐다.

하지만, 이번 이재서 교수를 총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는 점만으로도, 장애에 대해 아직도 두터운 벽을 세우고 있는 한국교회에 의미있는 한 걸음을 내딛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만일 이재서 교수가 총신대 총장에 취임한다면, 최초의 비신학과(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총장에 취임하는 것 뿐 아니라, 시작장애라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사실 만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김영우 전 총장의 비리 등으로 바닥까지 떨어진 총신대의 총장선거에 교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