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부부의 희한한 중독
목사 부부의 희한한 중독
  • 백의흠 목사
  • 승인 2022.12.30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목사의 Philadelphia Diary
ⓒ백의흠

12월이 되면 아내는 선물을 주기 바쁘다. 전에는 모든 교인의 성탄절 선물을 준비하고 자주 가는 가게들 종업원들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요새는 한국에 선물을 준비하고 보내기에 분주하다. 
 
12월 첫째 주 월요일에도 다섯 군데에 보내더니 둘째 주 월요일에도 한국에서 세 군데에 선물을 보냈다. 12월에만 벌써 열 군데가 넘었다. 
 
큰 것은 아니지만 페이스북 친구들의 자녀들에게 장난감, 옷을 비롯하여 여러 개를 보내고 목사님들에게는 주로 초콜릿, 커피, 영양제 같은 것을 보낸다. 애들은 벌써 몇 년째 해마다 생일과 성탄절에 보내지만, 목사님들에게는 두 분만 빼놓고 이번이 처음이다. 
 
이것으로 끝날 것 같지 않고 금년에도 더 보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도 또 보냈다. 아내가 선물을 보낼 때마다 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니까 보내지 말라'고 하는데, 아내는 보낸다. 
 
아내에게는 이것이 기쁨 같다. 마치 내가 선교사에게 선교비를 보내고 어려운 목회자나 사람들에게 돈을 보낼 때의 기쁨처럼. 
​ 
지난 주 월요일에 아내가 한진택배에 가서 한국에 선물을 보낼 때, 나는 그 순간을 이용하여 은행에 가서 태국의 이 선교사에게 1,500불의 선교비를 보냈다. 아내는 금년 초에도 1,500불을 보냈는데, 내년에 보내라고 하는데 나는 금년에 보내야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나는 또 일을 저질러 일본의 선교사에게 새해 첫 선교 헌금을 보내겠다고 구좌를 알아냈다. 
​ 

ⓒ백의흠

아내의 선물을 받은 목사님들이 잘 받았다는 문자와 전화가 계속해서 오고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을 보고 아내는 흐뭇해 한다. 아내는 요새 페이스북을 자주 한다. 5년 전에 아내가 나를 감시하겠다고 페이스북을 시작했는데, 요새는 나보다 글을 더 많이 올리고 관심을 갖는다.  
 
그러면서 자기는 나보다 골수 팬이 더 많다고 말한다. 나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거나 누구에게 돈을 보내도 그것으로 끝내는데 아내는 reaction을 기대한다. 
​ 
"자기보다 내가 더 인기가 많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