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예수상’ 사기의혹 갈수록 커지는데 한교연 ‘마이웨이’
‘세계 최대 예수상’ 사기의혹 갈수록 커지는데 한교연 ‘마이웨이’
  • 지유석
  • 승인 2023.02.22 2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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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구 이사장 사기·사문서 위조 혐의로 법정에, 부지엔 잡풀만 무성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했던 한국기독교기념관 부지엔 버려진 컨테이너와 폐기물, 그리고 잡풀만 무성하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둔덕엔 예수상 모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했던 한국기독교기념관 부지엔 버려진 컨테이너와 폐기물, 그리고 잡풀만 무성하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둔덕엔 예수상 모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137m 높이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한국기독교기념관 사업을 둘러싼 의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뒷배 구실을 해온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사업 강행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먼저 이 사업을 주도하는 황학구 이사장이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황 이사장은 지난해 6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가 심리를 맡았다. 재판부는 8월부터 심리를 시작했는데, 검찰은 황 이사장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당초 재판부는 12월 선고공판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해 12월 사문서위조 혐의로 황 이사장을 다시 한 번 기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을 기존 사건과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다. 

황 이사장에 대한 심리는 오는 3월 8일 재개 예정이다. 심리가 이어지면서 검찰이 황 이사장에 대해 형량을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때 그가 대표로 있었던 불교사찰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기자는 황 이사장의 여러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천안시 입장면 연곡리 일대 기독교기념관 부지를 찾았다.

공교롭게도 황학구 이사장이 한때 대표를 지냈던 불교사찰 국원사 주소지는 기독교기념관 부지와 가까이 있었다. 하지만 사찰의 실체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이 부지는 버려진 컨테이너와 폐기물, 그리고 잡풀만 무성하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둔덕엔 예수상 모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하지만 국원사는 과세당국이 비영리단체 또는 조합 등에 발급하는 고유번호증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황 이사장에게 투자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A 씨가 21일 오전 기자에게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황 이사장 친형이 세무사다. 황 이사장은 처음에 봉안당 사업을 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고, 이를 위해 국원사라는 유령 사찰을 내세웠다. 이 과정에 세무사인 친형이 개입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사기의혹 묻는 질문에 동문서답 하는 한교연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했던 한국기독교기념관 부지엔 버려진 컨테이너와 폐기물, 그리고 잡풀만 무성하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둔덕엔 예수상 모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했던 한국기독교기념관 부지엔 버려진 컨테이너와 폐기물, 그리고 잡풀만 무성하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둔덕엔 예수상 모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한교연 상임대표인 이영한 장로는 기자에게 “기자회견을 통해 저간의 과정을 설명하고, 착공허가 취소가 어디까지이고, 어디서 사업을 해나갈 것인지 근거 서류를 놓고 설명하겠다”며 거듭 “언론에 알려진 바와 다르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기념관 사업을 계속 하겠다는 말인가?”란 질문에 이 상임대표는 “당연히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혹의 중심인물인 황학구 이사장도 문자메시지로 “조만간에 내부회의를 거쳐 기자회견을 할 것이다. 그때 참석해 궁금한 점을 자세히 질의해 달라”고 답했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A 씨는 “누구든 귀에 솔깃한 제안을 내놓을 정도로 황 이사장의 수완은 뛰어나다. 그러나 이런 돈벌이를 막아야 할 목사·장로들이 오히려 황 이사장의 꾀임에 넘어간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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