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괴물로 키운건 사법당국, 지금이라도 일벌백계 하라”
“JMS 괴물로 키운건 사법당국, 지금이라도 일벌백계 하라”
  • 지유석
  • 승인 2023.05.05 1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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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JMS 정명석 총재 성범죄 고발에 40년 헌신한 단국대 김도형 교수
단국대 수학과 김도형 교수. 김 교수는 JMS 실체를 알고 난 뒤 40년 가까운 세월을 이 집단과 싸우는 데 바쳤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단국대 수학과 김도형 교수. 김 교수는 JMS 실체를 알고 난 뒤 40년 가까운 세월을 이 집단과 싸우는 데 바쳤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지난 3월 세계적인 OTT 서비스 ‘넷플릭스’가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스트리밍한 이후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가 저지른 성범죄 행각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나는 신이다’는 3편을 정 총재 성범죄 행각을 폭로하는 데 할애하는데, 그의 범죄수위는 실로 경악스러운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교도소에 복역하는 와중임에도 빈번히 여성도를 접촉한 점은 더 큰 충격을 던졌다. 

여기서 주목할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단국대 수학과 김도형 교수다. KAIST 재학 시절 잠깐 JMS 교회에 나갔었던 김 교수는 JMS 실체를 알고 난 뒤 40년 가까운 세월을 이 집단과 싸우는 데 바쳤다. 

‘나는 신이다’가 반향을 일으키면서 김 교수에게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그를 향한 살해협박도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PD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JMS신도들이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인 언어를 쓰며 김 교수를 협박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기자는 지난 2일 단국대 연구실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살해협박을 받는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기에 가장 먼저 김 교수의 안위부터 물었다. 김 교수는 “조PD 언론 인터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스마트위치를 지급하고 신변보호 조치에 들어갔다”고 답했다. 

아래는 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 ‘나는 신이다’ 다큐멘터리 공개 이후 ‘회를 뜨겠다’는 식의 수위 높은 살해협박을 받는다고 들었다. 안위가 걱정된다. 요즈음 어떻게 지내는가?

언론을 통해 살해협박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신변보호 조치를 취했다. 스마트워치를 지급했고, 출퇴근 정해진 시간에 순찰을 나온다. (그는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착용하고 있었다) 

또 연구실로 전화가 걸려오는 데, 개인적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받지 않는다. 협박전화일게 뻔해서다. 용건이 있다면 학과사무실로 연락하라고 조교에게 일러뒀다. 인터뷰 요청 등 용건이 있는 이들은 이렇게 한다. 

-. 정명석 총재는 여신도 강간치상, 준강제추행 등으로 10년간 옥살이를 했다. 정 총재 1차 수감 후 심경은 어땠나?

징역 10년형이 선고되고 나서 법원이나 검찰청·경찰서 쪽은 쳐다보기도 싫었다. 하도 자주 문턱을 넘나들어서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대전에서 학교(KAIST)를 다녔지만, 그곳에선 정 총재와 싸운 기억 말고는 없다. 그래서인지 도시 자체가 싫었다. 

-. 정 총재와 싸우는 과정에서 테러를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다시 목소리를 낸 이유는?

10년 지나니 사람 마음이 바뀌더라. ‘(정 총재가) 이제 곧 출소할 텐데, 나오자마자 다시 활개치고 다닐텐데’하는 마음이 일었다. 고민 끝에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 정 총재가 10년간 옥살이를 했지만, JMS는 오히려 세를 확장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보는가? 

한 마디로 수사·사법당국의 의지 결여다. 현재 JMS 2인자인 정조은을 비롯해 관련자들이 구속되거나 형사 입건됐다. 지도부가 구속되고 수사망을 좁히니까 JMS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앞서 정 총재가 2009년 처음 구속 수감됐을 땐 처벌은 정 총재에만 한정했다. 그의 성범죄에 관여했던 공범이나 방조범은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 

정 총재는 성범죄가 들통나자 해외로 도피했다. 이때 유명화장품 회사 샹○○ 문 아무개 회장이 도피자금을 댔다. 그런데도 사법당국은 일체 수사하지 않았다. 도피자금만 제대로 수사했었도 (정 총재를) 신속히 체포해 처벌했을 것이다. 

이제껏 수사기관은 고소 사건에만 의존해왔다. 그러다 ‘나는 신이다’가 공개되고 사회적 공분이 이니까 공범 방조범 등을 사법처리했다. 

이 다큐멘터리가 아니었으면 피해 신도가 개별 고소하고 검경은 건건이 수사해 수사하거나 불기소 처분을 내렸을 것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 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 넷플릭스

올해 3월 경찰이 JMS근거지인 월명동을 압수수색했는데, 고소는 1년 전인 3월 이뤄졌다. 1년간 수사기관은 아무것도 안하다가 여론이 악화되니 그제사 움직였다. 고작 한 일이라곤 피해를 당한 외국인 여성도를 불러 조사한 건데, 조사 내용은 2차 가해에 가까웠다. 

물론 정 총재가 다시 옥살이를 한다 해도 모방범죄가 없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유사사례가 있었으니까. 

심지어 부천 지역 JMS 목회자가 자신의 여동생을 (정 총재에게) 상납한 일이 있었다. 이 여동생이 정 총재에게 총애 받자 이 목회자도 힘이 생겼다. 그래서 이 목회자도 성폭력을 저질렀고, 이게 들켜 JMS에서 쫓겨났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JMS와 싸우면서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막을 수 있었던 변곡점이 수 차례 있었다. 하지만 전부 최악으로 치달았다. 사법당국의 의지가 전무했다. 

사법당국이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단속한다면, JMS 등 이단 사이비 종파가 함부로 고개를 들지는 못하리라는 판단이다. 

몇 차례 변곡점 있었지만, 사법당국 ‘미지근'

천안시 백석동 소재 성자주영광교회. JMS 계열인 이 교회는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활동을 자제하는 양상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시 백석동 소재 성자주영광교회. JMS 계열인 이 교회는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활동을 자제하는 양상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 하지만 경험적으로 볼 때, 사법부는 종교기관에 대한 개입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바로 이런 태도가 문제다. 사법부가, 그리고 수사기관이 종교단체란 이유로 개입을 꺼려했기 때문에 JMS가 세를 키워나갈 수 있었다. 

JMS는 교회란 틀을 갖춰놓고선 온갖 범죄를 다 저질렀다. 아니, 성폭행 피해자가 탈퇴했는데 피해자를 납치해 폭행하는 교회가 세상에 어딧나? 

JMS와 수 십년 간 싸우면서 ‘우리나라에선 죄를 저지르고도 감옥 안가는 방법이 있다, 돈과 추종자가 많은 종교단체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 된다’는 걸 절감했다. 

-.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일부 활동가를 중심으로 ‘선정적이다’ 혹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40년 넘도록 교주 한 명의 성범죄로 인해 셀 수 없이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 그런데도 2차 가해 운운하는 활동가들이 피해자를 위해 성명을 낸 걸 본 적이 없다. 앞서 정 총재가 10년 형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피해자들은 법정 증언하면서 고통당하고 있고, 언론도 이를 상세히 보도했다. 그런데도 그 사람들은 여기엔 관심이 없나? 그들의 본분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선정적이라고? 다큐멘터리 속 장면을 보고 성적 흥분을 느낀다는 말인데, 그런 비판엔 동의하기 어렵다. 그보다 ‘어찌 남의 집 귀한 딸을 데려다 저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나, 참담하다’고 느껴야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신이다’가 공개되고 여론이 움직였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 지역사회로 눈을 돌려보자. 현 JMS 양승남 변호사가 금산군청 위촉을 받아 버젓이 무료 법률 상담을 하는 등 지역사회와 유착하는 모습이다. 

양 변호사가 무료 법률상담을 하는 걸 막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일이다. 이때 밝은미소운동본부란 단체가 활발히 활동했고, 그래서 서울시에서도 상을 주려 했다. 하지만 시상식 직전 JMS 관련 단체라는 사실이 드러나 없던 일이 됐다. 

그런데 김태흠 현 충남지사가 이 단체 이사를 맡았던 전력이 있었다. 그래서 김 지사가 직접 연락해 “공직 퇴임 후 시민단체라고 하기에 이름만 빌려줬을 뿐 JMS인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천안흥타령 축제도 주시해야 한다. JMS 관련 단체가 지속적으로 참가해 오고 있으니까. 

JMS는 정통 교회 건물을 사들여 버젓이 교회인양 활동한다. 모르는 이들은 일반 교회와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나 스스로 이런 식으로 JMS 교회에 나가게 됐으니까. 

한 번은 JMS 교회에 정명석 친필 간판이 걸려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후 이 글씨체는 사라졌고, 곧 자취를 감출 것이다. 

-. 그간 활동기록을 담은 책 <잊혀진 계절> 1, 2권을 냈다. 2권 말미에 3권을 쓸 수도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3권을 집필할 것인가? 그리고 지역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점 말해 달라. 

당연히 쓴다. 한 번은 JMS 쪽에서 찾아와서 소송 걸지 않을 테니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다시금 정 총재를 붙잡으려 시작한 일이니만큼 저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그리고, 이단·사이비 종파 문제가 불거지면 ‘얼마나 어리석으면 이단 종파에 빠져들까’ 묻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묻는 분들이 사는 곳에서도 이단·사이비 종파는 여럿 존재한다. 다만 그 존재를 모를 뿐이다. 

심지어 학교에도 JMS 신도가 있었다. 한 번은 JMS를 탈퇴한 졸업생에게 들었는데, 단국대에 진학한 신도들에겐 ‘김도형 강의를 듣지도 말고 면담도 하지말라’고 주문했다고 하더라. TV에서나 볼 것 같았던 이단 사이비가 이토록 우리 생활에 가까이 있을 줄 몰랐다. JMS 교회도 전국에 존재하지 않나? 

이단·사이비는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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