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젊은 예술가들도 시국선언에 나섰다
뉴욕의 젊은 예술가들도 시국선언에 나섰다
  • 경소영
  • 승인 2016.11.07 0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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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창작집단 크리에이트, 공동 작품과 함께 시국 성명 발표

[뉴스 M = 경소영 기자]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인 창작집단 크리에이트(K/REATE)가 5일 시국성명을 냈다. 청와대 비선실세 개입,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두고 시국의 엄중함을 느낀 크리에이트 아티스트들이 힘을 모아 시국 작품을 공동 작업했다. 이 작품의 의의를 담아 시국 성명을 함께 발표한 것이다. 

크리에이트의 시국 성명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합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대통령의 측근이 권력을 사유화하여 국민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정당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할 기회를 박탈했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적폐라고 규정했다.

크리에이트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시국 작품이다. (사진/이상인 제공)

문화계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의 시국 선언인만큼 이번 사건에서 불거진 문화계 전반에 걸쳐 일어난 부정부패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많은 청년의 기회와 노동력을 빼앗을 때, 박근혜 정부는 이를 감시하고 처벌하기는커녕 최순실과 소수 기득권층의 부정에 적극 가담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박근혜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겁박하고, 힘없는 젊은 예술가들의 외침에도 법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에 분노한다. 이는 명백한 독재라고 강조했다.

크리에이트 이상인 대표는 “외국에 있는 재외동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정으로 담긴 예술작품과 시국선언의 뜻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크리에이트는 한국 사회 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공동 작품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지난 4월에는 세월호 2주기를 기념하여 공동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0월에는 한글날을 맞아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한글의 미를 알리는 일에도 앞장섰다.

다음은 크리에이트의 시국 선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저희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재외 한인 아티스트 그룹, 크리에이트 입니다.

고국으로부터 들려오는 박근혜 게이트에 관한 많은 뉴스를 접한 뒤, 저희는 이번 사건의 중함을 통감하여, 시국 작품을 함께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의의를 담은 저희의 시국 성명을 함께 발표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합니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전례 없는 국정농단과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박근혜 게이트를 비롯한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힘겹게 이루어 온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었습니다. 우리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모두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유롭게 경쟁할 기회가 보장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국가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 온 합법적이고 효과적인 기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인연과 그에 빌붙은 간악한 무리에게 의존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쓰여야 할 국고를 탕진시키고, 안보, 외교 등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 걸쳐 사유화시킨 권력을 전횡하였습니다.

또한, 입법부와 사법부를 권력에 굴종하는 기관으로 만들고, 국기 와해의 공범이 되게끔 타락시켰습니다. 이에 대한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는 시작일 뿐입니다.

이번 사건은 몇 년 동안 우연히 벌어져 온 개인의 실수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적폐로 규정 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근 현대사를 거치며 군부 독재와, 부정부패 등을 통해 만들어져 온, 적폐가 이번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것입니다. 곪디 곪은 염증을 내버려 둘 경우, 결국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장악해, 민족의 비극을 자초하게 될 것입니다. 환부는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도려내어야 합니다.

셋째, 문화계 전반에 걸쳐 부정부패를 조장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박근혜 게이트의 몸통인 최순실과 그에 붙어 문화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쳐 온 소수 기득권층의 해악은 실로 막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많은 젊은이로부터 기회와 노동력을 빼앗을 때, 이를 감시하고 처벌해야 할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이에 적극 가담하였습니다. 국제적인 행사 등을 이용, 자신들의 배만 불리기에 바빴던 모습은 자본주의 폐단의 끝을 보여주는 행태입니다.

넷째, 박근혜 시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격렬히 반대합니다.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박근혜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조직적으로 겁박하는 것으로 모자라, 힘없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외침에까지 사법부의 무시무시한 칼날을 들이대는 것을 보면서, 지금의 상황을 역사는 '독재'라는 말로 규정지을 것을 확신합니다. 지금 당장 억울하게 범법자로 몰아 세웠던 아티스트들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고 모두 복권 시키십시오.

마지막으로, 더는 대통령이라는 국민이 내린 신성한 자리를 더럽히지 마십시오.

대통령은 국민이 이양한 권한을 가지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자리입니다. 대통령은 왕이 아닙니다. 사법처리 제외의 대상인 지금의 신분을 버리고, 당장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한 대가를 치르십시오.

외국에 있는 많은 재외 동포들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매일을 살아가는 대한의 자손입니다. 그렇기에 저희의 뜻이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에 계시는 많은 분에게 전달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발기인
대표 이상인
김다슬, 김연지, 손창우, 이수민, 이진희, 임지수, 임호성, 우성하, 장원석, 조항록, 허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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