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화된 기독교인”
“최적화된 기독교인”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2.06.2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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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수 목사 칼럼] 온라인 사도행전(1)

최적화(optimization)란 말은 원래 시스템 공학에서 쓰이는 말로 ‘어떤 목적에 대하여 가장 적절한 계획을 세워 설계하는 일 또는 그러한 선택을 하는 일’을 뜻한다.

내 평생 70여 년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교회다. 40세 이후 일반 목회 현장에서 떠났기 때문에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적어졌지만 여전히 신앙생활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면 내 삶은 애초에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의 계획대로 실행되는 최적화 되었을까? 아마 그렇지 못할 것이다. 사양이 떨어져 버벅거리는 컴퓨터처럼.

인류는 지금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2가지 세상에 살고 있다.

전화, MP3, 사전, 카메라, 인터넷, 녹음기, 내비게이션, 게임, 일기장, 달력... 소유해야만 했던,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물건들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어 버린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이제 스마트폰은 없으면 일상생활이 굴러가지 않는 ‘제2의 뇌’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로그인과 로그아웃은 오프라인의 출생과 사망과 같다. 이를테면 스마트폰교의 교주 스티브 잡스는 1955년 이 세상에 로그인(login)하여 2011년 56세에 로그아웃(log out) 된 셈이다. 온라인 세상에 존재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하고 중지하려면 로그아웃을 해야 한다. 즉 온라인에서 로그인은 존재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다. 

기독인은 세상과 ‘하나님 나라’ 두가지 세상을 살아야 한다. 온라인 세상은 로그인으로 시작하는 것처럼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시작할까? 뜬구름을 잡지 않고 모든 것에 현실적인 예수는 ‘하나님 나라’ 사용 방법의 매뉴얼을 만들어 놓았다. 그것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방법’이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기 전에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이다.

그러나 세상에 먹고 사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그래서 나는 사람을 만나면 제일 먼저 상대방이 ‘어떻게 먹고 사는가?’에 관심을 가진다. 왜냐하면 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먹고 사는 것이 전혀 문제가 안 되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태도에 대하여 정규 신학을 전공한 어떤 이가 예수가 분명히 먹고 사는 것보다 ‘그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그런 해석은 예수의 말을 오해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 번 예수가 그 말을 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예수가 먹고 사는 문제가 전혀 걱정이 없는 사람들에게 좀 더 고상한 사람이 되라고 그런 말을 했을까? 코피 터지는 현실을 살던 예수가 그렇게 한가한 소리를 했을 리가 없다. 예수 당시 대부분 사람들은 하루 3끼 먹는 것이 어려웠다. 예수 주변의 사람들은 웃음 보다 눈물을 흘릴 일이 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이들에게 예수는 말했다.

“비참한 상태는 곧 끝날 것이다. 거지들이 아브라함과 더불어 잔치를 벌일 것이다. 좋은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다. 나중 된 자가 먼저 될 것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예수가 던진 메시지는 명백한 것이었다. 예수는 내세에서도 현세에서도 천국을 약속하지 않았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내세보다는 오히려 현세 쪽에 비중을 더 두었다. 내세에서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꿈을 제시하여 현재를 잊게 만들지도 않았다.

아무리 해도 해결하지 못하고 생존의 문제들을 가지고 씨름을 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힘들어도 비참해지지 않는 삶을 가르친 것이다. 즉 가난한 사람일수록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해야 삶의 비참한 시궁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 것이다.

실제로 나는 삶이 어려운 사람 중에 동물적으로 먹고사는 일에만 집착하는 사람과 비록 현실은 어렵지만 더 높은 데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의 차이를 크게 보아왔다. 그 차이는 먹고 사는 일이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는 자기를 따르는 이들이 삶이 최적화될 방법을 가르쳤다.

인터넷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검색’이다. 대부분의 검색은 명사용 단어이다. 만일에 하나님이 내 삶에 대하여 알기 위해서 검색한다면 무슨 단어로 검색할까? 수입? 건강? 집? 가족 수? 아마도 “나라와 義’일 것이다. 왜냐하면 매뉴얼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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