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뉴라이트 성향 논란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25개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가 꾸린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아래 항단연, 회장 함세웅 신부)과 민족문제연구소,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소나무당 등 범야권은 4일(한국시간) 오후 독립기념관 들머리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사퇴촉구 항의집회를 가졌다.
앞서 항단연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광복절 기념식'을 갖고,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하며 김형석 관장 임명철회를 촉구했다.
항단연은 먼저 이날 집회에서 윤석열 정부들어 김형석 관장을 비롯, 국사편찬위원회·동북아역사재단·한국학중앙연구원 등 한국학 관련 국책연구기관장에 잇달아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이 임명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벌이는 일련의 인사행태는 단순히 정권탄생에 공이 있는 사람들에게 논공행상하는 일회성의 조치라고 여기지 않는다. 국가기관 주도하에 친일파의 교설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국민의 의식 속에 심고 국가정체성까지 교체하려 하는 부당한 목표를 하나씩 행동에 옮기고 있는 것"이라는 게 항단연의 비판이다.
집회에 참석한 인사들 역시 김형석 관장 등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항단연 회장인 함세웅 신부는 "우리가 현 정부의 무모한 친일매국적 행태에 분노를 느껴 여기에 왔다"라면서 "한 여성 신학자는 분노는 불의에 항거하는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설명했다. 그 아름다운 분노 가지고 불의한 윤석열 정권과 친일 잔재들을 송두리째 없애도록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이종걸 이회영기념사업회 회장도 "김형석 관장은 기본적으로 독립기념관장임에도 항일독립운동을 무시하고 폄훼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뉴라이트 논의는 물 건너간 줄 알았지만, 김형석 관장을 통해 되살아 났다. 김 관장은 뉴라이트 논리를 독립기념관에 선보일 것 같다. 따라서 김 관장 임명은 지나가는 일이 아니라 반드시 끌어 내려야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뉴라이트가 아니라 ‘신친일’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더 나아가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을 '신친일'이라고 규정했다. "이승만 대통령에 이어 역대 보수정권이 3대에 걸쳐 신친일파를 양성했다. 옛 친일파들은 자신이 나빴음을 알았고, 그래서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신친일세력들은 잘못이라고 하면, 되려 잘못을 지적하는 쪽을 잘못했다고 한다"고 임 소장은 날을 세웠다.
항단연은 집회를 마치면서 윤 대통령에게 친일성향 인사 즉각 해임을 촉구하는 한편,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신친일 인사가 기관장으로 임명된 국가 공공기관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항단연과 범야권은 이날 독립기념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진 뒤, 김형석 관장 집무실이 있는 겨레누리관까지 행진했다. 항단연 집회에 앞서 광복회 회원들도 겨레누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형석 관장 퇴진을 압박했다.
하지만 김형석 관장은 자체 일정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