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무슬림 여성 부지사 당선..미 사상 최초

버지니아주 부지사에 민주당 소속 가잘라 하시미

  • 기사입력 2025.11.06 09:12
  • 최종수정 2025.11.10 15:22
  • 기자명 편집부

뉴욕시에서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시장으로 당선되어 도시와 100만 명이 넘는 무슬림들에게 역사적인 전환점을 기록한 가운데, 버지니아주에서는 민주당 소속의 가잘라 하시미(Ghazala Hashmi)가 부지사에 당선되어 미국 역사상 최초로 주(州) 단위 선출직에 오른 무슬림 여성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버지니아주가 또 하나의 미국 정치사를 새로 썼다. 인도 하이데라바드 출신의 가잘라 하시미(Ghazala Hashmi)가 11월 5일 열린 주(州) 부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존 리드(John Reid) 후보를 누르고 5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 미국 역사상 주 단위 선출직에 오른 첫 무슬림 여성이 되었다.

 

하시미는 승리 연설에서 “이러한 기회는 이 나라와 주에서 제공된 깊고 넓은 기회 덕분에 가능했다”며, 자신의 당선이 개인의 성취를 넘어 미국 민주주의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결과라고 강조했다.

61세의 하시미는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조지아로 이주했다. 에모리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거의 30년간 버지니아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교육 현장에 헌신했다. 그녀는 2019년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주 역사상 최초의 무슬림이자 남아시아계 여성 의원으로 기록됐다.

하시미의 정치 여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 특히 무슬림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한 분노에서 출발했다. 그녀는 선거 기간 내내 공공 교육 강화, 이민자 권익 보호, 사회 정의 실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녀는 “아픈 사람을 돌보고, 굶주린 사람을 먹이며, 사회 정의를 추구하라는 이슬람의 기본적 가르침이 나의 정책의 방향을 이끈다”고 말하며, 신앙과 정치가 배척이 아닌 봉사로 만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선거 기간 중 하시미는 무슬림 신앙을 이유로 한 각종 공격과 편견에 직면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고정관념을 깨고, 이슬람이 지닌 자비와 정의의 가치가 미국 민주주의와 공명함을 증명할 기회”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교실에서 만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적 포용을 강조하며, 낙태권 옹호 단체와 노조, 진보적 공직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냈다.

하시미의 승리는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다수의 무슬림 정치인들이 약진하며, 미국 정치 지형에서 무슬림 커뮤니티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시간주: 디어본 시장 압둘라 함무드(Abdullah Hammoud), 디어본 하이츠 시장 모 바아둔(Mo Baydoun) 당선 /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샘 라술(Sam Rasoul) 재선 / 미니애폴리스: 아이샤 추그타이(Aisha Chugtai), 오린 초우더리(Aurin Chowdhury) 시의원 당선

반면 모든 후보가 승리한 것은 아니다. 소말리아계 미국인 오마르 파테(Omar Fateh)는 미니애폴리스 시장 선거에서, 무삽 알리(Mussab Ali)는 뉴저지 저지시티 시장 선거에서 각각 낙선했다.

미국-이슬람 관계 위원회(CAIR)는 성명을 통해 “하시미의 역사적 승리가 버지니아와 전국의 무슬림들에게 공직에 헌신할 영감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한 후보의 당선이 아니라, 미국 사회에서 무슬림이 정치적 주체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의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가잘라 하시미의 승리는 신앙과 정치, 이민과 시민권, 다양성과 포용이 교차하는 미국의 현재를 상징한다. 그녀의 당선은 ‘다름’을 넘어선 ‘함께함’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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