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 멈추려면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움직여야 한다
성소수자 차별 멈추려면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움직여야 한다
  • 경소영
  • 승인 2016.11.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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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뉴욕) = 경소영 기자]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시대다. 한국에서는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 미국에서는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 반대’ 시위대가 거리를 메우고 있다. 비통한 마음으로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한편으론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이러한 시위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사회, 민주주의는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지난 4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위에서 한인 이진화 씨의 발언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집회 목적에 있어서 중요한 지점을 짚었다.

“우리가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장애인을 비하하지 않고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 세상, 소수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세상을 원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였습니다. 그런 세상이 되려면 비리와 부패를 저지르고 권력을 남용하는 대통령은 내려와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에서 근무하는 이진화 씨는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는 궁극적인 목적이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수자의 인권 보장이 필수라고 말한다. ⓒ<뉴스 M> 유영

그의 말처럼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 인권에 대한 논의도 멈춰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즐겁게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국민이 ‘박근혜 퇴진, 트럼프 반대’를 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근혜는 힘없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트럼프는 인종차별, 여성혐오, 이민자를 비롯한 소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들이 국가 수장의 자리에 있으면 민주주의의 가치인 다양성 존중은 퇴보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를 막기 위해 국민은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소수자 문제’를 알기 위해 모인 사람들 

11일 뉴욕 플러싱에 있는 민권센터에서 아시아계 커뮤니티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성소수자 모임이 있었다. ⓒ<뉴스 M> 유영

'정의와 평등'이 핵심인 민주주의 사회를 구현하려면, 성소수자 인권 논의가 필수다. 이를 위해 미국 전역에서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가 거세게 울려퍼진 11일 저녁, 뉴욕 플러싱 민권센터에서는 성소수자 문제를 알리기 위한 모임이 열렸다. 

이번 모임은 ‘미주 한인 무지개 부모모임’(Korean American Rainbow Parents, KARP)이 기획했다. 이전 행사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 성소수자 모임은 주로 부모, 가족, 지지자를 위한 모임이었다면, 이날은 아시아계 커뮤니티 리더들을 대상으로 성소수자와 부모,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어려운 점을 알리려는 취지로 열렸다.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정치 단체에서 성소수자 이벤트를 진행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행사가 진행된 민권센터는 진보적인 비정당 사회단체로 한인 이민자의 권리와 정치력 신장을 위해 설립됐다. 행사 모두발언자로 나선 글렌 매그판타이 상임이사(아시안 성소수자 연합, NQPIA)는 “이민자, 이주 노동자와 함께 일한지 20년이 되었는데, 이런 감격적인 날이 올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글렌 매그판타이 상임이사(아시안 성소수자 연합, NQPIA)는 17년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성소수자로서 아시아계 이민자, 소수자를 위해 힘써오고 있다. 그는 아시아계 단체에서 처음 열린 이번 모임에 대해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뉴스 M> 경소영

이날 모인 참석자는 20여 명, 절반 이상은 성소수자가 아니었다. 성소수자 이슈에 관심은 있는데 어떻게 이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사람들이다. 아담한 공간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한 명씩 자기소개를 하며 모임이 시작됐다. 이후 세 명의 발언자가 차례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성소수자 부모인 한인 조앤 리 씨, 일본인 아야 씨 그리고 성소수자 송가영(가명) 씨가 그 주인공이었다. 

아야 씨는 두 자녀를 둔 엄마다. 일본인 아야 씨는 관대한 부모에게 교육 받고 자라서 성소수자에 열린 마음을 지녔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딸이 ‘커밍아웃’했을 때 놀라기는 했다. 하지만, 아야 씨에게 더 놀라운 점은 따로 있었다. 딸은 엄마가 성소수자에 열린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커밍아웃하기까지 고민을 아주 많이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회가 성소수자에게 냉정하고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대하고 있는 현실이 실감났습니다. 이제는 그것을 깨뜨려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20여 명의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성소수자 부모 한인 조앤 리(위), 일본인 아야 씨(아래)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 M> 경소영

다음 차례는 조앤 리 씨였다. 그는 두 명의 자녀가 있다. 두 자녀 모두 태어날 때 여자 몸이었지만, 남자로 성 정체성을 알게 된 트랜스젠더이다. 둘째 아들은 열 여섯 나이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 작년 9월 세상을 등졌다. 지난 달 버지니아에서 열린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에서 조앤 씨를 만나 그의 사연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다시 들어도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부모가 성소수자 자녀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기 위해 위스콘신 주에서 뉴욕까지 기꺼이 날아온 조앤 씨, 그는 마르지 않는 눈물의 고백으로 참석자들에게 큰 충격과 공감을 동시에 주었다. (기사 하단에 자세한 인터뷰 내용 참고)

이어 성소수자 송가영 씨(가명)가 무거운 마음으로 단상에 섰다. 가영 씨는 지난 9월에 있었던 ‘한국계 미국인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이들을 위한 워크숍’에도 참석해 본인의 이야기를 담담히 나눈 바 있다. 그 역시 조앤 씨의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사회의 편견과 차별은 한 사람의 생과 사를 갈라놓을 정도로 영향이 크다. 그렇기에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편견을 깨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사람들은 일단 내 주위에는 성소수자가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잖아요. ‘당연히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겠지’라고요. 그런 생각을 좀 깨고 싶어요. 우리 주변에는 성소수자가 분명히 존재해요. 하루 아침에 생각을 변화할 수는 없겠죠. 문화가 변화해야 하는데, 그건 시간이 걸리니까요. 그래서 성소수자와 대화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많아져야 해요. 그러면 조금씩이라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성소수자와 가족의 고백이 ‘변화의 불씨’로 

세 명의 발언이 끝난 후 그룹 토의가 이어졌다. 모임 소감을 서로 나누고, 앞으로 성소수자 문제를 알리고 확장시켜 나가기 위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스 M> 경소영

세 명의 발언이 끝나고 그룹 토의가 이어졌다. 성소수자,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 깨달은 점을 나누고, 그동안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솔직히 토로하기도 했다. 

한 외국인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들은 한동안 함께 그저 울기만 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깨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진정성 있는 성소수자, 성소수자 가족의 고백이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마음을 나눌 때 차별과 편견은 눈녹듯이 사라질 수 있다.

한 참석자는 “성소수자 부모가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처음 들었다”며,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성소수자 이슈를 좀더 확장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민권센터 사무총장 대행 제임스 홍 씨는 “민권센터가 앞으로 성소수자 문제를 바로 알기 위한 역할들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부적으로도 교육을 하며 연대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외국인 남성은 조앤 씨의 사연을 듣고 충격과 감명을 동시에 받았다. 조앤 씨를 바라보며 한동안 눈물을 흘려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뉴스 M> 경소영
민권센터 사무총장 대행 제임스 홍 씨는 “민권센터가 앞으로 성소수자 문제를 바로 알기 위한 역할들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부적으로도 교육을 하며 연대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 M> 경소영

“아들의 죽음, 이같은 비극이 더는 일어나지 않아야”

행사를 마치고도 참가자들은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자신의 경험을 나눠준 발언자와 대화하며 사회의 편견에 맞서 함께 투쟁해 가겠다는 다짐을 나누는 사람, 서로 격려하며 이 운동을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확산해 갈지 고민하는 사람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아들을 잃은 조앤 씨와 이야기 나누며, 안아주고 위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조앤 씨는 트랜스젠더인 자녀를 진심으로 받아주지 못해 소중한 아들을 죽게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성소수자와 가족이 자신과 같은 불행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 그 마음으로 성소수자 모임이 열리는 곳이면 아무리 멀어도 열일 제쳐두고 달려간다. 

아들을 잃은 이후, 많은 성소수자 학생이 그의 자녀가 되었다. 아직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 어린 성소수자들이 조앤 씨를 엄마라고 부르며 찾아오는 것이다. 세상을 떠난 아들에게 주지 못한 사랑을 그 아이들에게 주고 있다는 조앤 씨, 그는 이제 더 이상 자녀를 잃은 슬픔 속에 웅크려 있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경험과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이날 모임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는 그와 마주 앉았다. 다음은 조앤 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아들이 성 정체성으로 인해 혼란을 겪고, 커밍아웃을 했을 때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둘째 아들 스카일러는 태어났을 때는 딸이었어요. 8~9세 때 쯤 슬픈 표정으로 저에게 다가와서 “엄마, 이게 내 몸인 줄 알았는데, 나는 왜 자꾸 내 몸처럼 느껴지지 않을까”라고 물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전혀 몰랐어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아이가 열다섯이 되어 '남자로 정체성을 알게 된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저는 인정하지 못했죠.

예전에는 스카일러와 함께 영화도 보며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어요. 그런데 커밍아웃 후에는 함께하는 시간을 거절하더라고요. 엄마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죠. 아이와 서서히 멀어졌어요. 결국 아들이 죽기 전까지 트랜스젠더로 겪는 고통을 단 한 번도 이야기 나누지 못했어요. 

성소수자 자녀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앤 씨는 몸소 체험했다. 성소수자 모임이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뉴스 M> 경소영

아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이유와 배경이 있었나요.

저는 보수적 기독교 문화 안에서 오랫동안 지내왔어요. 그래도 성소수자를 안아주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쳤어요.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들려주며 “동성애는 죄악이란다. 그리고 지옥에 가게 돼. 하지만, 최소한 세상에 살았을 때는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으니 너희들은 그런 사람들을 안아주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정작 아이들이 커밍아웃했을 때 진정으로 안아주지 못했어요. 

아이들이 남자로 살아가며 받아야 할 혐오와 공격이 어떠할지 상상이 가서 두려움도 컸죠. 따돌림 당하거나 아이의 미래가 막힌다는 생각에 받아줄 수 없었어요. 그리고 사회의 편견이 두려웠어요. 한국 사람에게 성소수자 이슈는 터부시 되는 문제여서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어요. 교회와 사회에서 내세우는 어른의 체면과 편견 때문에 아이가 희생되는 거예요. 

그러나 결정적으로 잘못된 기독교적 신앙이 제게 실패를 안겨주었어요. 하나님이 이 세상에 인간을 창조했을 때 본인의 형상대로 창조하셨잖아요.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모든 창조물이 보시기 좋았다고 하셨어요. ‘regardless of anything(어떤 모습이든지 관계없이)’ 사랑하셨는데 그걸 몰랐어요. 

내 생각으로 좁은 울타리에 예수님을 가두고 십자가에 못박았어요. 나만의 프레임에 내 아들도 가두고 죽인 것과 같아요. 아이들이 세상에서 차별받지 않고 본래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해요. 성소수자가 인간의 타락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라는 걸 미리 알았다면 스카일러를 그렇게 대하지 못했겠죠. 

스카일러가 세상을 떠난 후, 그가 했던 일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스카일러는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었어요. 특히 ‘인종 정의(racial justice)와 성 정의(gender justice)는 함께 가야한다’고 강조했죠. 백인 성소수자는 다른 인종의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일이 많은데 그것을 거부했던거죠. 이 주제로 잡지에 기고한 글을 스카일러가 죽고 나서 보았어요. 글을 보며 가슴을 쳤어요. 스카일러는 백인 성소수자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대요.

“너희는 백인이기 때문에 못 느끼겠지만, 유색인종은 똑같은 상황에서 더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성소수자는 특히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동참해서 동력을 키워야 한다. 차별의 쇠사슬을 끊어야 한다.”

스카일러의 장례식 후 친구 엄마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요. 한 번은 스카일러가 백인 친구와 싸웠다고 해요. 스카일러가 “너는 죽어서도 우리가 겪는 인종 차별에 대해 절대 모를거야!”라고 말했더니 그 친구가 “나는 백인인데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라고 억울해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이 웃었어요. 

스카일러는 청소년 활동가로서 적극적으로 정의를 부르짖었어요. 우리가 사는 메디슨 지역에는 아시아인이 거의 없어서 스카일러 친구는 거의 백인이었어요. 백인 친구들이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있어도 인종 정의에 대해서는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스카일러가 백인 친구들에게 교육을 시켰더라고요. 인종 정의와 성 정의를 함께 외쳐야 사회의 부정, 불평등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거죠. 

스카일러가 죽고 난 후 언론인 미셸 리 씨와 인터뷰(위의 영상으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를 할 때, 스카일러의 백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사회 정의, 평등에 대해 너무 정확하게 이야기를 잘 하더라고요. 누구한테 배운거냐고 물었더니 일제히 “스카일러요”라고 대답했어요. 본인이 죽고나서도 백인 친구들을 통해 이 운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애쓴 거죠.

사실 스카일러는 작년 1월부터 깊은 우울증에 시달렸어요. 큰 아들이 “어떻게 9월까지 생명을 지탱해왔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가운데에서도 학교 성적을 잘 유지했어요.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 우울증으로 투병하는 가운데에서도 성소수자 차별 금지 운동을 벌이고, 성소수자 친구들을 독려하며 열심히 삶을 살아냈어요. 

스카일러가 죽은 후, 정의를 위한 그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았어요. 인종 및 성 정의를 위한 성소수자 청소년 단체인 GSA(Genders & Sexualities Alliance Network)에서 스카일러의 공을 기리며 ‘스카일러 리더십 앤 액티비즘 어워드(the Skylar Lee Leadership & Activism Award)’를 설립했어요. 아시아계 성소수자 청소년(고등학생까지)을 대상으로 성 평등, 인종 정의를 위해 활동한 학생을 뽑아 매년 상을 주고 장학금까지 수여하는 것이죠. 스카일러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그의 정의와 평등 정신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매우 감사한 마음입니다.

Skylar Lee Leadership & Activism상은 스카일러를 기념하고 그의 리더십과 정의를 위한 활동을 높이 사 제정된 상이다. LGBTQ 아시아계 및 태평양 제도 출신으로 인종 및 성 평등을 위해 활동하는 학생에게 수여한다.

마지막으로 꼭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저는 여전히 기독교인으로 교회에 나갑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는 다행히 성소수자를 사랑으로 안아주고 있어요. 성소수자 이슈도 교육하고요. 처음에는 많은 교인이 성소수자를 잘 이해 못했지만, 독서나 토론을 통해 그동안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이야기해요. 

저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기독교인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어요. 예수가 가르친 것은 조건없는 사랑이잖아요. 2천 년 전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다시 한 번 못박고 슬프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수가 그랬듯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소수자, 약자에게 관심을 더 가지고 그들을 알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주길 바랍니다. 

지금은 이렇게 잘 보이는데, 예전엔 눈에 뭐가 씌인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타고난 것은 변할 수가 없는데 그때는 그 사실을 몰랐어요. ‘아이가 커밍아웃했을 때 지금처럼 열린 마음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가 들죠. 

세상에 외치고 싶어요. 타고난 그대로 이 아이들의 삶은 아름답다고 말이죠. 이제는 살아있는 성소수자 아이들을 더 사랑하고 도와주고 싶어요. 제 경험담을 듣고 힘을 얻었다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 성소수자를 지지하고 부모와 사회가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 알릴 거예요. 그것이 제 사명입니다.

조앤 씨는 웃음이 매우 많았다. 비록 아들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는 세상을 위해 힘을 낼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많은 성소수자 청소년의 엄마로 아들에게 못다 준 사랑을 주며 살고 싶다는 조앤 씨, 그의 환한 웃음과 빛나는 눈물이 기쁨의 열매로 맺혀질 날을 기대한다. ⓒ<뉴스 M> 경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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