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신이냐?(2)
네가 신이냐?(2)
  • 지성수 목사
  • 승인 2023.03.1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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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기로 JMS를 수료(탈출이 아니고)한 사람들의 멘토 역할을 했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내가 배운 것이 많다.

요즘 분위기는 JMS 신도라는 것 자체가 불명예스럽게 인식되는 것이다. 그러나 교주의 오류로 신도가 비난 받아야 한다는 공식은 없다. 오히려 내가 만난 JMS 수료생들은 일반적인 기독교인들과 비교해서 더 진지하고 순수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누구의 전도를 받는 것이 아니라 젊은 나이에 스스로 진리를 찾다가 미끄러졌을 뿐이다.

JMS 수료생들의 유형은 대강 4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첫째. 도피형

“정명석은 나쁘지만 나는 잘못한 게 없다.” 라는 신념을 지키게 해주는 다른 유사종교로 이전하는 유형이다.

둘째. 무관심형

“다 귀찮다.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며 아예 종교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는 형. 이것은 마치 몸을팔던 여성이 더 이상 남자에게 호기심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증세라고 하겠다.

셋째. 방황형

초기에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지만 홀로 고뇌하면서 계속 방황하는 형.

넷째. 연구형

신학이나 심리학이나 관계된 분야를 통해서 계속해서 자신의 종교적 경험을 정리하려고 시도하는 형으로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지만 매우 드문 경우.

나와 관계 맺었던 사람들이 모두 네 번째 유형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스스로 그 곳으로 갔었을까?

다음은 JMS 수료 소감이다.

1. 13년간 내 모든 것을 걸고 살아왔던 JMS에서 나온 지 1년 2개월이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다녔네요. 어리고 아무 것도 모르는 순진한 그때부터 13년을 그곳에서 살았기에 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은~~ 겪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죠?

밥도 못 먹고 2주간을 시체처럼 살았습니다. 울다가, 멍하게 있다가, 잠도 자지 못하다가, 그러다가 문득 내가 잘못 오해하는 건 아닌가 믿음을 못 지켜 지옥 가는 건 아닌가 두려워하다가도 또 다시 올라와 있는 기사와 피해자들의 수기를 읽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속았던 게 맞구나~

또다시 절망하고 괴로워하고 그리고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니 살아 있는 목숨인지라 또 살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다가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직장을 구하고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들을 찾고 힘들어지는 마음을 다스리기도 하고 그래도 난 20대에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2. 나와서 너무 힘든 점은 항상 하나님과 대화하며 살았던 생활들 머리에 온통 하나님 예수님을 채우며 살았었는데 힘들고 괴롭고 슬프고 기쁘면 항상 하나님뿐이었던 내 삶에서 하나님을 버려 버리니 머리 속에 온통 잡생각들만 가득하다는 것이에요. 수 없이 끊임 없이 떠오르는 걱정 근심들 힘든 생각들. JMS에서 나오면서 믿음도 모두 버려버렸습니다.

20대를 허비해 버려서 쌓아둔 경력도 없이 30대가 되어버린 내 모습. 그래서 지금 힘이 듭니다.행복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하는데 잘 되지가 않네요. 뻥 뚫려버린 이 가슴을 채울 수 있길 머리 속을 채우고 있는 이 힘든 생각들을 지워버리길 바랍니다.

3. 축복 가정으로 맺어진 우리 부부는 (이상하게 들릴진 모르지만) 여전히 그런대로 잘 산다. 나에게는 다르게 말하지만 집사람이 수요예배도 나가는 눈치여서 제지도 해볼까 생각해봤지만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미없는 나와, 매달 빡빡한 살림살이만 쳐다보고 산다면 집 사람의 이런 열심과 활기가 가능할까?

더러 JMS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좀비니, 혹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헤어지는 게 낫다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다. 어쩌면 진짜 차이는 JMS가 아니라 하나님 혹은 하나님 나라는 반드시 있다는 믿음과 그런 건 동화 속에서나 나오는 거라는 생각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난 집 사람의 열심에 태클을 걸고 싶지가 않다. 다만 부분적으로 일리 있는 것을 마치 진리 혹은 하나님을 독점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는 생각은 점점 선명해진다.

얼마 전 교회 설교에서 JMS는 ‘전쟁도 평화도 내게서 나온다’ 고 했다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하긴 과거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분이라니! 하면서 나도 감격하지 않았던가?)

불편해하실 분들을 위해 조금 더하면, 아내가 내 말에 냉큼 따라오게 할 권위와 능력이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작년 6개월 정도 e-mail 을 주고 받으면서 있는 사실을 받아 들일 수 있도록 해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 후 우린 다른 것을 서로가 인정하면서 덜 불편해졌다. 어차피 인생은 다른 것에 대한 존중을 배워나가는 것이 아니던가 하는 자위를 하는 셈이다.

4. 먼저 그 곳에 왜 다시 돌아가게 됐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신 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제가 전도하려 했던 사람을 사랑하게 되어 근 몇 년 동안을 JMS를 떠나있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불행한 일이 거듭될수록 나의 죄(JMS 떠나서)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몹시 힘들었습니다. 그곳을 나올 때 주변사람들의 거듭되는 폭언과 너 세상으로 나가면 얼마 못가 죽는다. 니가 주님(그들이 말하는 사람) 떠나서 얼마나 잘 살 수 있나 보자.

근 3개월을 시달리며 그 동안 알고 지내던 많은 사람들을 피해 다니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죄책감 속에서 많은 세월을 두려움과 슬픔 속에 살았습니다.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한번씩은 닦칠 수 있는 불행도 왜 그렇게 크게 다가오던지... 그것이 혹 정말 JMS를 떠나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나약한 생각이 들게 하고 다시금 돌아가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더군요.

정말 그 때까지만 해도 내부에 스승을 모해하려 하는 나쁜 제자들의 모함이라고 생각하며 믿지 않았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사람들도 불과 얼마 전의 저와 같은 사고이기에 아직 그 곳에 있을 겁니다.

역사는 동시성이라며 초림주도 믿어주지 않아 고난의 길을 갔고 재림주 또한 믿어주지 않고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고난의 길을 가며 그 반대하는 세력 또한 구원해야 하는 대상이기에 용서하고 혼자서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엑소더스 카페나 다른 인터넷검색을 하면 영혼에 총을 맞아 구원에 이를 수 없다고 협박합니다 - 그걸 그대로 믿고 가니 순수한 건지 멍청한 건지….

5. 이제 JMS를 떠난지 두 달이 되어갑니다. 처음의 격분과 광기와 같은 시간들은 지나갔습니다. 처음 탈퇴했을 때 저를 비롯하여 탈퇴한 친구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던 분들은 아마 평생,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의 탈퇴로 인해 그 동안 저를 알던 많은 JMS 친구들은 저로 인해 충격도 받았고 저를 떠나가기도 했습니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저를 믿었던 사람들이 이제 저를 떠나면서 저에 대한 좋은 추억만을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을 누구보다도 이해할 수 있기에 그들을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 없는 마음을 봅니다.

그래서 욕을 얻어먹어도 또 그들에게 연락하고 또 연락하면서 그들에게 멈춘 시간을 찾아주고 싶어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이제 진실을 알았기에 더욱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마음이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유라는 말이 수용소의 포로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어찌 보면 제가 수용소의 포로였습니다. 그래서 그 말이 가슴에 저려옵니다.

너무나 소중한 그 말을 사랑하는 나의 벗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JMS에서 동거동락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에 고여있던 물이 깊이 출렁입니다. 그들에게 달려가 포옹하면서 제발 이제는, 제발 수용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미워할 수 없습니다. 나를 미워하지 않는 한 그들을 미워할 수 없고 정씨도 미워할 수 없습니다. 많은 혼란이 나를 에워쌌지만 그 안에 있는 깊은 신뢰가 나를 버티게 해주고 있습니다.

나를 나되게 해주는 것에 대한 신뢰 내가 받아들여왔던 이성에 대한 신뢰. 내게 인생이라는 것을 주신 하나님에 대한 신뢰. 그 신뢰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들여다보게 합니다. 아무도 속이지 않으리라. 특히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 모든 거짓을 다 벗어버리리라.

이제는 햇살 하나 하나가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잃어버렸던 의미를 다시 찾아가는 길에 들어섰습니다. 소중한 것을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다시 찾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꼭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나의 벗들, JMS에서의 벗들을 다시 찾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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