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토끼- 당해야 할 복수가 있으면 당해야
저주 토끼- 당해야 할 복수가 있으면 당해야
  • 글벗
  • 승인 2024.02.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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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그렇게 많을까? 토기가 주는 귀엽고 착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백설 공주 에서는 공주가 감금되어 있을 소중한 동료 하나로 등장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가 제일 유명할 한데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뛰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리하기로만 치자면 별주부전의 토끼가 최고 것이고 교만하기로 치자면 토끼와 거북이에 나오는 토끼 것이다. 토끼는 저승사자의 역할도 한다. 피노키오에서는 무시무시한 저승사자로서의 토끼도 등장한다.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작가 정보라의저주 토끼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10개의 단편을 모아 놓은 단편집인데 작품의 제목이 저주토끼다. 저자는 유명한 맨부커 상의 최종 후보에도 오른 적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천명관의고래 비해 매우 짧은 소설이지만 글을 풀어나가는 스타일이 천명관과 많이 닮아 있다.

저주 토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대대로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의 사람이었다. 할아버지가 만든 토끼 전등은 저주 용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외형만 봐서는 매우 귀엽고 애써 만든 노력이 묻어나는 물건이었다.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는 개인적 저주를 용도로는 만들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다른 이의 저주와 복수는 도와줄지언정 주인 집안의 사적 복수는 제한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만든 저주토끼는 할아버지 친구를 대신한 복수용품으로 만들었다. 친구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모두 세상 사람이 되었지만 할아버지와 깊은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를 위해 할아버지가 대신 복수에 나서게 것이다.

할아버지의 친구는 동네에서 술도가를 하며 좋은 술을 만드는 일이라먼 전재산을 털어서라도 재투자 하는 모범적인 중소기업인이었다.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는 품위있는 부자로 통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술도가의 신기술을 탐낸 대형 주류회사가 소문을 내어 술도가를 망하게 만들고 자신들이 기술을 탈취해 갔다.

 

이러한 과정을 할아버지는 저주토끼를 만들어 대형 주류회사도 망하고 모두 죽는통쾌한복수에 성공한다. 할아버지도 세상을 떠났지만 해마다 손녀를 찾아와 창틀에 앉아 똑같은 무용담을 반복한다.

한국사회에는 진영간의 저주가 만연해 있다. 언론은 그것을 동일한 잣대에 놓고 양비론으로 쓰고 싶어 안달이지만 정권을 가진 이들의 저주가 섬뜩하다. 최고위직에 있는 어떤 사람 배후의 얼치기 점쟁이가 쏟아내는 말에 의존하는 나라는 정상일 수가 없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고 대형 가맹점은 동네 구멍가게를 옥죄는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작가 유시민은 어느 인터넷 방송에 나와서 고통의 소리가 언젠가는 되돌아 것이라고 경고했다. 너무 합리적인게 오히려 약점인 그 사람도 이상 참을 없었는지 이와 같은 발언을 것이다.

이태원, 물피해, 중대재해 처벌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치지 않는 산업현장에서의 죽음등 다양한 죽음이 애도받지 못한다. 물론 국가가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럴수록 애도의 책임은 반드시 필요한데 정부는 오히려 조롱에 가까운 듯이 애도를 방해한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 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 소설속 구절처럼 정당한 대응은 아름다워야 한다. 박찬옥 감독(박찬욱 감독이 아니다)복수는 나의 에서 우발적인 범죄와 그것을 향한 악의적 복수를 그린다. 결국 악의적 복수를 인물은혁명적 무정부 주의자 동맹 조직원들에게 복수당한다. 이마무라 쇼헤이의 일본 영화복수는 나의 ’(1979)에서 주인공인 연쇄살인범은 어릴 착하기만 하던 가톨릭 신자 아버지가 경찰들에게 수탈당하던 기억때문에 악마가 되었다. 이런 복수는 온전히 것이 있으나 한국복수는 나의 처럼 사회적 이슈를 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저주토끼 전등은 진짜 토끼처럼 부드러워서 살살 쓰다듬어 주면 불이 들어오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오늘도 일반 시민들을 살살 달래주면(기업이 잘되어야 서민들도 먹고 산다는 검증안된 낙수효과로 달래 주면) 그들이 순종적이 것이라고 믿는 특정 계층이 존재하는 밤마다 찾아와 무용담을 털어 놓는 일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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