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이 한국경제에 재앙인 까닭

  • 기사입력 2024.08.06 18:08
  • 기자명 이태경 부소장/토지+자유연구소

미국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이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대통령 후보를 교체한 후 해리스가 트럼프와 각출을 벌이면서 선거판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미국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트럼프 2기의 출범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트럼프 2기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2기의 출범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휘청거리는 한국경제에 재앙이 될 확률이 높다.

트럼플레이션의 습격? 고금리 장기화 경향의 고착

트럼프 2기 출범 가능성이 생기면서 트럼플레이션이란 말이 회자 (膾炙)중이다. 트럼프 2기가 되면 잡히는 듯 했던 인플레이션이 재차 고개를 들 것이란 우려가 섞인 용어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 대선 공약인 「어젠다 47」과 재집권 플랜 「프로젝트 2025」에 제시된 내용 가운데에는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정책들로 빼곡하다. 예컨대 이민정책, 관세부과 기조, 감세 기조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차례 차례 살펴보자!

우선 트럼프는 불법 이민에 매우 적대적인 데 이는 노동 공급을 축소시켜 임금 상승을 압박하게 만든다. 특히 미국 농업 부문과 의료 간병 서비스 분야는 이민자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심대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임금 상승 및 서비스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이민자가 없을 경우 미국 내 임금 상승률이 약 0.4~0.5%p 더 높을 것으로 추산한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최대 60%까지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관세는 수입 상품의 가격을 올려 미국 생산자 및 소비자 부담을 모두 증가시킨다. 블룸버그 분석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수입품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2년 뒤 미 소비자물가는 2.5%포인트(p) 높아진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물가 지표(개인소비지출, PCE) 중 수입품 비중은 10.7%에 달한다.

반이민정책과 높은 관세부과는 모두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트럼프가 공언하는 감세정책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를 한층 공고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CNN 뉴스 유튜브 화면 캡쳐
CNN 뉴스 유튜브 화면 캡쳐

국채이자를 갚기 위해 천문학적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미국

이미 미국은 너무나 많은 국채를 발행한 상태다. 미국의 2023회계연도의 국채 총 발행액은 19.9조 달러, 순발행액은 2.0조 달러로 2019년의 2배 규모였다. 또한 연준 보유분을 제외한 시장성 국채 잔액은 현재 22.6조 달러로 원화로 환산하면 3경1천조 원이 넘는다. GDP 대비로는 79.8%에 해당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명목 GDP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이는 것이다.

상황이 한결 나쁜 건 쏟아지는 국채매물을 받아줄 큰 손들이 전만 같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미 국채보유량을 오히려 줄이는 중이고,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국채매입에 나서기 힘들다. 한 마디로 수요에 비해 국채공급이 너무 많고 이는 필연적으로 국채가격 하락과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미 정부 부채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 중이다.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는 34조7000억 달러(약 4경7848조 원) 수준이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연방 부채가 2034년까지 미국 연간 경제 생산량의 122%에 달하며 50조 달러(약 6경8945조 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회예산처(CBO)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2022년 말 97%에서 약 30년 후인 2053년에는 181%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충격적인 건 정부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부담이다. 의회예산처(CBO)는 정부부채에 따른 이자 부담이 2022년 4750억 달러에서 2032년 1조4천억 달러, 2053년에는 5조4천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빚더미 위에 앉은 미국 정부가 빚을 내서 빚을 갚아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관세폭탄 부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 우려

트럼프 2기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관세폭탄은 대미 수출의존도가 부쩍 높아진 한국에는 악재 중의 악재가 될 것이다.

2020년 166억달러 수준이던 대미 흑자는 2021년 227억 달러, 2022년 280억 달러, 2023년 444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트럼프의 눈에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거두고 있는 무역수지 흑자가 들어오지 않을 리 만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트럼프의 재집권시에는 한국의 총수출액이 53억~241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자동차, 밧데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력 산업도 트럼프 2기 아래서 적지 않은 부침을 겪을 전망이다.

고금리 장기화, 강달러, 대미수출 감소는 한국경제에 치명적

위에서 살핀 것처럼 트럼프 2기의 출범은 고금리 장기화와 대미수출 감소 등 한국경제를 치명적 위기로 몰아넣을 복병들로 가득하다. 또한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는 강달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원달러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미 성장, 소비, 재정의 모든 면에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경제에 트럼프 2기의 출현은 눈 위에 서리가 내리는 것 같은 상태를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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