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한국, 아태지역의 AI 수도” 현실될까?

[이태경의 경제 톺아보기] 이재명 대통령 주창하고 엔비디아 호응한 것
엔비디아, 한국에 GPU 26만장 공급…국내 4개 기업과 'AI 동맹' 결성
정부·기업, 블랙웰 GPU 5만장 이상씩 도입…최대 14조원 규모 전망
이 대통령 협업 요청에 젠슨황 'AI 산업혁명' 무대로 한국 낙점한 듯

  • 기사입력 2025.11.01 12:45
  • 기자명 이태경 부소장/토지+자유연구소
이재명 대통령이 10월30일 젠슨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이야기하다 활짝 웃고 있는 모습.  MBC뉴스 유튜브 화면 캡쳐. 
이재명 대통령이 10월30일 젠슨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이야기하다 활짝 웃고 있는 모습.  MBC뉴스 유튜브 화면 캡쳐. 

전 세계 AI혁명을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정부와 국내 4개 기업(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총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투입한다. 최대 14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전 세계적으로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GPU를 한국이 우선으로 받는 동시에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생태계'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의 주권형(소버린) AI 구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는 국내 기업들과 6세대 이동통신(6G), 의료, 양자컴퓨팅 부문에서도 폭넓게 협력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한국을 아태지역 AI수도로 만들 것”이라는 주창이 빠르게 실현되는 모양새다.

엔비디아, 한국에 최신 블랙웰 GPU 우선 할당할 듯

31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전날 국내외 미디어를 대상으로 온라인 사전브리핑을 열고 한국 인프라·기술 발전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한국은 26만개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을 활용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동차·제조·반도체·통신 등 주요 산업의 AI 개발과 디지털 전환을 가속한다는 게 골자다.

먼저 정부는 최대 5만개 GPU를 배치해 기업과 산업의 AI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삼성과 SK그룹, 현대차그룹은 각각 최대 5만개의 GPU를, 네이버클라우드는 6만개의 GPU를 도입한다.

엔비디아 측은 "새로운 블랙웰 인프라로 한국의 전체 AI GPU 수량은 6만5천개에서 30만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로써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AI 리더가 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을 중심으로 GPU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데다, 국내에 들여올 GPU의 물량이 상당한 만큼 최종 공급까지 리드타임(소요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기업이 우선 GPU를 할당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에 공급되는 GPU는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로, 'RTX 6000 시리즈'도 일부 혼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추산으로 GB200의 가격이 대략 3만∼4만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총 공급 규모는 10조∼14조로 추정된다.

엔비디아, 삼성·SK·현대차 등과 플랫폼 동맹 구축

한편 이번 협력은 단순 '하드웨어 딜'을 넘어 '플랫폼 동맹'이라는 데 심대한 의의가 있다는 평이 많다.

정부와 4개 기업은 GPU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여러 플랫폼을 활용해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AI 팩토리는 엔비디아가 내세운 개념으로,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지능(Intelligence)을 생산하는 장소다.

앞서 단순 칩 제조회사가 아닌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엔비디아가 각국의 소버린 AI 구축을 지원하고 있어, 이 같은 협력으로 한국의 소버린 AI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한국을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거점으로 낙점한 데는 반도체·제조·통신·게임·AI 스타트업 등 탄탄한 밸류체인과 AI 인프라를 실제 산업으로 전이시킬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맨 왼쪽)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10월30일 저녁 서울 시내 한 맥주지벵서 '치맥 러브샷'을 하고 있는 모습.  
젠슨황 엔비디아 CEO(맨 왼쪽)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10월30일 저녁 서울 시내 한 맥주지벵서 '치맥 러브샷'을 하고 있는 모습.  

블랙록, 오픈AI에 이어 엔비디아도 한국=AI 허브 프로젝트에 동참?

눈길을 끄는 건 이재명 대통령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를 만나 엔비디아가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한국을 아태 지역 AI 허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했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가진 이날 접견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인공지능) 수도'로 거듭나는 것이 대한민국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블랙록이나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을 아태 지역 AI 허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엔비디아와도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AI 혁신의 속도를 담당하고 있다면, 한국은 이 속도를 잘 활용해 혁신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측의 협력이) 한국을 넘어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접견을 계기로 양측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26만장 이상 도입하는 방안을 포함, AI 컴퓨팅 인프라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또한 삼성·SK·현대차·네이버 역시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엔비디아 측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차 등 현실 세계에서 인간처럼 시각과 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AI다.

4차 산업혁명 그 중에서도 AI가 한국의 미래먹거리이자 사활이 걸린 산업이라는 걸 누구보다 정확히 인식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과 선도 아래 한국이 아태지역의 AI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 같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